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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건축가

■아키텍트(스피로 코스토프 지음, 효형출판 펴냄)


건축가라는 뜻의 제목 '아키텍트(The Architect)'에 붙은 부제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건축가 5천 년의 이야기'이다. 건축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능(職能)은 아니지만 집을 짓는 일은 먹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었기에 건축가는 그 존재가 처음 기록된 기원전 3,000년경 이후 지금까지 인류의 5,000년사와 같이 살아 숨쉬어 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건축사 교수였던 저자는 건축가로서의 장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개설했고 동료 교수들과 함께 진행한 강의 내용을 집대성하고 보강해 책을 펴냈다. 건축주들은 예나 지금이나 특별한 건물을 원해 투자를 한다. 가장 특별한 건축물 중 하나인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그 주변 석재 기념탑을 건설한 이는 건축가 임호텝(Imhotep)이었다. 그는 나일 강 서편에 있는 조세르 왕의 무덤을 고안한 사람이다. 통나무와 파피루스 잎사귀를 본 따 새긴 조세르 피라미드의 정교한 기량을 보면 당시로서 최신 건설방식을 도입한 임호텝의 박식함과 솜씨를 짐작할 수 있다. 임호텝은 건축가 뿐아니라 천문학자, 마술사, 치료사 등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권력자의 최측근 자리까지 올라갔다. 이처럼 건축가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며 그 직무의 폭과 깊이를 달리했다. 이후 그리스와 로마, 중세를 넘어 르네상스와 근대로 이어지면서 건축가는 점차 전문직으로서 분명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그 와중에도 변하지 않았던 사실은 건축가란 '건축의 구상자'라는 점. 즉 설계를 통해 새로운 구조물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시하고 그것을 실제로 세울 수 있도록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다. 책의 구성은 시대순을 따른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와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새로운 직능주의로 건축가가 부각됐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샤를 5세부터 루이 14세까지 이어진 왕실건설청이 활약했고,영국에서는 직업 건축가가 등장하게 됐다. 특히 책의 후반부는 현대 건축계의 기틀을 잡는 데 영향을 미친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미국 건축 실무 현장을 꼼꼼히 재구성하고 있다. 미국의 건축 교육과 실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 건축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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