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차기회장, 관료출신 올수도

신한금융지주 사태를 시발점으로 금융계 상부층의 대규모 인사가 예고되던 지난해 하반기. 금융가에는 다소는 믿기 힘든 시나리오들이 흘러나왔다.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자리에 전ㆍ현직 관료들이 자리할 가능성이 점쳐진 것이다. 공석중인 신한지주에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행장의 임기까지 다가오면서 관 출신 인사의 금융 최고경영자(CEO) 진출 확률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김승유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에까지 관이 발걸음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관료의 금융계 진출이 단순한 '설(說)'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19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강연에 참석한 류시열 신한금융지주 회장(대행)은 차기 회장의 선임에 대한 질문에 대해 "관료 출신이 오는 데 대해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마평에 오르는 일부 관 출신인사들에 대해 "언론에서 하는 얘기다. 헤드헌터사에서 좋은 후보자를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달 말에 (리스트가)올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관 출신 인사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듯하다. 관가와 금융가에서는 그동안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의 회장 가능성을 꾸준히 점쳐왔다. 하지만 KB금융과 신한 사태의 과정을 거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워낙 거셌던 터라 신빙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품어왔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신한 회장으로 가고 우리지주 회장에 강 특보가 갈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올 정도다. 또 하나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 우리은행장에 관 출신 인사가 자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당국 안팎에서는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이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에 가지 못할 경우 우리은행장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최근 들어 관 출신 인사의 진출 영역에 하나금융지주까지 포함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김 회장이 건재하지만 워낙 오래한데다 외환은행 인수전이 끝나고 난 뒤 지배구조의 교체 차원에서 강 특보 등 관 출신이 바통을 이어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의 경우 관치 논란이 거셀 것이고 우리금융 역시 이 회장이 연임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건은 이 같은 소식들이 현실화할 확률인데 선임 작업이 본격화할수록 당국에서도 '현실적인 생각'이라는 얘기들이 자꾸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