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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뚫고 다시 일어선 본프레레 감독

9일(한국시간) 쿠웨이트전 대승으로 한국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요하네스 본프레레(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유럽 출생이면서도 주로 아프리카, 중동 등 변방을 떠돌며 때로는 자랑스러운업적을 남기기도, 때로는 좌절을 맛보기도 하면서 굴곡이 심한 축구 인생을 살아온 지도자다. 조국 네덜란드 프로축구 MVV 마스트리히트에서 현역 시절을 보낸 본프레레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는 뽑힌 적이 있지만 스타 선수로 발돋움하지는 못했고 84년 유니폼을 벗은 뒤 소속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로다 JC(네덜란드), FC 헬(벨기에) 등을 전전하던 본프레레 감독이 지도자 경력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90년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맡으면서부터. 역시 네덜란드 출신인 클레멘스 웨스터호프 감독을 보좌해 94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우승, '94미국월드컵 16강의 성과를 거둔 본프레레 감독은 96년 23세이하 나이지리아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96애틀랜타올림픽에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 본프레레 감독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연파하며 아프리카 국가 사상 처음으로 나이지리아에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은 봉급 문제와 선수 선발 문제로 축구협회와 충돌을 빚어올림픽 직후 나이지리아를 떠났고, 이후 카타르 대표팀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클럽 알 와다 등을 맡아 걸프컵 준우승(카타르), UAE 리그 우승(알 와다) 등을 지휘해 이름값을 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99년 나이지리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와 2000년 네이션스컵준우승을 이끌었지만, 이듬해 2002한일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고전을 거듭하다 경질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UAE 국가대표팀, 알 와다, 알 알리(이집트)이 그를 모셔갔지만 하향세에 접어든 본프레레 감독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잊혀져가는 듯했다. 지난 2월 한국과 이집트의 평가전을 취재하기 위해 방한한 일부 이집트 언론 기자들이 "본프레레 감독이 알 알리의 지휘봉을 잡았던 2년간(2001~2002년) 구단 출신대표 선수가 3명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8명이나 대표팀에 포진해 있다. 이는 그가 뛰어난 감독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혹평을 할 정도.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하면서부터 이른바 '3류지도자' 논란에 휩싸였던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0-2로 패한 뒤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축구팬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전 무승부에 이어 이날 쿠웨이트전 승리로 위기를 모면,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도전해볼 기회를얻게 됐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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