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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초월한 하이킹 버디, 잊지 못할 거예요

외국인과 함께하는 주말 하이킹 모임 'CIK' 화제

외국인과 함께하는 하이킹 그룹 CIK가 이달 둘째 주 토요일 북한산 숨은벽 코스 등반 중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앞에 앉아 손든 사람이 운영자 김성원 대장이다. /사진제공=CIK

북한산서 제주도·울릉도까지
한국 곳곳 등산·록클라이밍 등 현재 등록 회원만 4300명 달해

가입비 없고 뒤풀이 참석도 자
취미 공유하며 끈끈한 정 생겨 내·외국인 커플 6쌍 결혼 골인


"한 미국인 여성 하이킹 멤버가 'CIK가 너무 그리울 것 같아요. 김 대장이 너무 고마워요'라며 지하철 안에서 펑펑 우는 거예요. 순간 감동의 바다가 됐어요." 외국인과 함께하는 하이킹 모임 CIK(Climbing in Korea)의 원해호 코오거나이저(co-organizer·하이킹 도우미)는 얼마 전 거의 매주 토요일 3년가량이나 CIK에서 함께 하이킹했던 미국 여성의 귀국 쫑파티 때 가슴 찡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낯선 나라에 왔지만 한국의 내로라하는 산과 강, 바다 안 가본 데가 없었고 사계절 주말마다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벗해 함께 땀 흘렸던 사이였기에 이별이 쉽지만 않았던 것이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과 한국 사람들이 어울려 매주 주말 하이킹하는 모임 CIK가 화제다. 영어로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해 공지하면 참여 여부를 알리고 출발지에 모여 함께 떠나는 모임이다. 주로 북한산·도봉산·수락산·관악산·불암산 등 서울 근교 명산에 간다. 더 가까이는 서울시 내의 한강변·한양도성, 멀리는 지리산·한라산·울릉도·제주도까지 다녀오기도 한다. 등산을 주로 하지만 등산에 곁들여 카약·래프팅·록클라이밍·패러글라이딩 등을 하기도 한다.

현재 등록회원만 4,300여명. 한국을 떠난 외국인들을 감안하면 5,000명이 넘는다.

중장거리 하이킹 때는 30여명, 서울 근교 모임일 경우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50명이 넘기도 한다. 서울 근교는 각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멀 때는 버스를 빌린다. 대체로 참가자 절반은 영어교사, 군인, 유학생, 대학교수, 비지니스를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나머지 절반은 생활영어를 익히기나 외국 생활문화에 관심 많은 내국인들이다. 젊은이들이 많지만 50대도 적지 않다. 자주 나오는 이들을 중심으로 끈끈한 정이 생기며 짝을 맺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모임에서 7쌍이 결혼했고 그중 6쌍은 내국인과 외국인 간의 결혼이다.



모임이 활성화한 것은 산이나 자연과 함께하는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데다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며 글로벌 문화에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너무 편해요. 대중교통 잘 돼 있고 산도 강도 가깝고 모바일은 어디 가도 다 되고…. 하지만 회사에서 너무 많이 일해요. 술 많이 먹고 상관한테 불만 얘기하기 어려워요. 열려 있지 않아요. 아이들 공부하느라 너무 힘들어 여기 살고 싶지 않았어요."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KAIST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마리샤씨는 한국을 너무 잘 안다.

흔히 등산 모임에 많은 노래방 행사는 없다. 식사 등 뒤풀이도 자유롭게 참여하고 계산도 테이블 단위로 의견을 모아 주문하고 더치페이한다. 가입비도 없다. 그야말로 뒤끝 없고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찾는다.

"30대에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외국인들과 어울리게 됐고 매주 토요일마다 다니게 됐어요. 그러다 외국인들이 하나둘 귀국하게 되자 이러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지난 2008년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었고 2009년에는 밋업(www.meetup.com)으로 옮겨 모임을 갖게 됐어요." 설립자 김성원 등반대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이제는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무엇이 좋아 이걸 하느냐고 묻자 김 등반대장은 "문화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정말 힘들 때 그 사람이 나한테 어떤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밋업은 페이스북과 비슷하지만 모임을 활성화하는 기능이 주목적인 미국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이다. 인터넷·페이스북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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