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투자위축 우려되는 대기업 릴레이 사정

대기업에 대한 사정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CJ그룹이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ㆍ국세청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은 데 이어 이번에는 롯데그룹이 타깃으로 등장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조사가 집중되고 강도 역시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사정권에 들지 않은 대기업들도 언제 도마 위에 오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여름 사방에서 불어오는 때아닌 삭풍에 재계의 체감계절은 한겨울이 됐다.

죄가 있으면 누구든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 권력에 기대 특혜를 받았거나 잘못 처리한 일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덮고 갈 수는 없다는 데도 공감한다. 문제는 시점과 방법이다. 우리 경제는 8분기째 0%대 성장이라는 기나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돈풀기 중단 가능성이 제기됐고 중국도 7%대 성장을 버거워하는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이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투자하는 분들 업고 다녀야 한다”고까지 했을까.

이 판국에 사정당국이 먼지 털기 식으로 몰아친다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얼마 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기업은 때리면 때릴수록 밖으로 뛰쳐나간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 국내 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쏟아지는 악재에 돈풀기를 포기하면서 4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액은 연간 목표액의 35%선에 그쳤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빈사상태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고용률 70% 확보라는 공약 달성은커녕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시시비비는 분명히 가려야겠지만 기업의 투자와 고용활동에 영향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시간을 끌수록, 기업을 때릴수록 멍드는 건 서민이고 경제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