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직원 200여명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성북동 현 회장 자택 앞에 모여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검은 양복에 하얀 마스크 차림이었던 직원들은 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고객·대직원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양증권 직원들은 현 회장 측에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자 문틈에 끼워놓고 자리를 떴다. 이들은 현 회장 자택 차고에 근조 리본을 붙이는 등 퍼포먼스도 벌였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자산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어젯밤 9시께 공지를 했고 전국 영업점 직원들이 모였다"면서 "다른 임직원들은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주지점 직원 빈소로 향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직원들에 이어 '동양 채권 CP 피해자모임' 등 개인 투자자 50여 명이 오후 1시께부터 현 회장 자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투자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집 앞 길가에 앉아 '동양 법정관리 철회하라', '희대의 사기꾼 현재현은 물러나라', '동양 CP 사기 발행 방관한 정부·금융기관 책임지라'는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동양증권 직원들이 그룹 계열사의 CP와 채권 등을 안전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 피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투자자들은 현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못했으며 대신 자택 앞 담벼락에 항의 문구가 적힌 피켓들을 붙이고 오후 4시 30분께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4일 법원에 동양그룹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연판장을 전달하고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 기각을 요구하며 춘천지법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양증권에서는 전국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린 데 이어 노동조합이 법원에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도 성명서를 내는 등 임직원 전원이 현 회장의 결정에 반기를 드는 상황이 벌어졌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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