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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무상급식 행보' 어디로…

지지층 엇갈리는 박근혜ㆍ오세훈 ‘협조모드’<br>자립 복지 강조 오 시장 힘 싣기 해석에<br>오세훈 보다 중도층 넓은 박근혜 섣부른 협조 안 할 것 분석도

박근혜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다가오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범 보수 진영에서 나오면서 박 전 대표의 움직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자립ㆍ자활ㆍ맞춤형 복지’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는 오 시장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오 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말 꼭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자립과 자활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제 생각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공감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오 시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그런 말을 하진 않았겠지만 듣고 보면 결과적으로 오 시장에 유리할 거란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투표율이 20%대에 그치리란 예측이 나오면서 두 사람의 ‘협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패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악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은 섣부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와 오 시장의 지지층이 달라 쉽사리 박 전 대표가 오 시장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박 전 대표는 오 시장과 달리 중도성향 지지자가 많다. 박 전대표의 지지자 중 약 30%를 차지하는 중도성향 유권자는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굳히려는 오 시장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미비하지만 상충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및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박 전대표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지지율이 33%에서 38.2%로 오를 때 오 시장은 7.5%에서 5.5%로 떨어졌다. 또한 지난 7월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질문에 박 전 대표 지지층은 ‘잘한다’고 답한 경우가 64.2%로 나타났는데, 이는 오 시장 지지층(87.7%)에 비해 20% 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의 지지층 37.5%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야당 지지자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 평균(44.3%)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윤희웅 KSOI 조사분석실장은 “박 전 대표 지지층의 약 30%는 엷은 보수이거나 중도층이어서 오 시장의 지지층과는 성향이 다르다” 면서 “대권 주자인 박 전 대표가 중도로 외연을 확대하는 상황인데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협소한 보수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친박근혜계인 구상찬 의원도 “오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은 서로 섹션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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