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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비양극화 심각하다

김민형 기자<생활산업부>

올 추석선물세트 시장에서는 예년의 소비양극화 현상이 재연될 것 같다. 실제 각 유통업체들이 추석을 맞아 내놓은 선물세트를 살펴보면 8,900원짜리 생활용품 세트에서 1,500만원짜리 와인세트에 이르기까지 초저가와 초고가 상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소비양극화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그 간격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 4일까지 백화점들이 실시한 추석선물 예약판매에서 1,500만원짜리 와인세트, 1,200만원짜리 코냑 등은 한 개도 팔리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느긋하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추석에 임박하면 고가 상품들이 모두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설 때 1만원대 저가 선물세트를 출시했던 한 생활용품 기업은 당시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올 추석에는 1만원대는 물론 1만원 이하의 생활용품 세트를 출시하는 국내 및 외국계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소비양극화는 결국 소득양극화에 따른 것이다. 통계청의 올 2ㆍ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 20% 계층은 매월 평균 189만원을 저축하는 반면 최하위 20% 계층은 매월 평균 8만9,000원의 빚을 내야 겨우 가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 또 최상위 계층의 소득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반면 최하위 계층의 소득은 1.7% 증가에 그쳤다. 부동산 투자 등으로 하루 아침에 몇 억원을 번 사람과 멀쩡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조차 못해 몇 해째 백수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소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 태풍 ‘카트리나’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는 방화ㆍ약탈 등 각종 강력범죄가 판을 치는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범죄자들은 대부분 극빈층이라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반항심리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소득불균형 현상은 결과적으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해소를 내세워 ‘연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사회적 통합을 위한 방안은 말 많은 ‘연정’보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통한 소득불균형 해소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태풍이 잦아지는 시기다. 우리나라에는 뉴올리언스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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