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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용기있는 퇴진은 아름답다

2000년 첫 설이 다가오고있다.설은 「사린다」와 「사간다」에서 온 말로 「조심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번 설 명절은 지난 천년을 보내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날이다. 설은 「섧다」는 말에서 유래되어 「슬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저 기쁜 날은 아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과 실직자, 미취업 졸업생, 노처녀·노총각, 이혼녀·이혼남이 더욱 쓸쓸할 것이다. 우리들은 대부분 설날이면 집안에서 차례를 지낸 뒤 세배를 주고받고 서로의 건강과 축복을 빌어주는 덕담을 나눈다. 우리들은 또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나 조상묘소를 찾아가 추모하는 성묘를 한다. 성묘 즉 묘를 잘 살피는 것은 아름다운 한국인의 미풍양속이다. 성묘를 다녀온 뒤 가족과 친척, 이웃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윷놀이와 고스톱, 카드놀이를 즐긴다. 아마 이번 명절에는 4·13 총선을 앞두고 공론화되고있는 부적격 정치인 퇴출문제와 벤처사업 투자, 코스닥시장 움직임, 최근 열풍이 불고있는 인터넷 등이 주요 화제로 등장할 것이다. 특히 각종 머니게임에 얽힌 무용담과 실패 사례를 주고받을 것이다. 그럼 현대인들은 어떤 마음으로 설을 준비하고있을까. 상당수 중·상류층은 연휴(3일간)기분으로 들떠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제주도 등 휴양지로 떠날 예정이며 스키를 즐기기 위해 강원도 보광, 성우 리조트와 전북 무주 리조트로 떠날 계획으로 설레고있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서민들은 설 명절이 되면 즐겁기는 커녕, 몸과 마음이 몹시 춥다. 이들은 들먹이는 부동산 값과 물가인상 우려속에 차례상 장보기와 세배돈 준비로 마음이 편치않다. 하위직 실직자들은 명절때 조상에 대한 못난 자손임을 재확인하면서 슬픔에 잠기는 경우가 적지않다. 고향이 시골인 사람들은 또 설 인구 대이동에 따른 「고행길」 부담으로 부모 친척과 친지를 만나는 일시적 즐거움보다 당장 불편함이 앞선다. 그러나 평소 마음으로 그리던 자기고향에 도착하면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고향 정기를 느낀다. 이번 설은 천년에 걸친 악습을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열어준다. 다시말해 과거의 나쁜 점을 말끔히 청산하고 조심스럽게 새해(음력 기준) 첫 발을 내딛는 날이다. 2월5일 설을 계기로 대국적 차원에서 실천할 사항이 없을까. 특히 그동안 시민단체인 경실련과 총선 시민연대, 정개련이 선정한 부적격 정치인 「3관왕」29명에 대한 낙천·낙선운동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우리나라 장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정치분야 개혁은 결국 유권자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번 총선 시민연대가 제시한 부적격 정치인 리스트에 오른 전·현직 국회의장 3명은 국회 수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용퇴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누구나 좋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쉽지않다. 그러나 문제가 있을 경우 물러날 시점을 놓치면 아주 비참해진다. IS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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