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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소장 낭독… 소추인단-변호인단 '긴장·안도의 25분'

무려 두달 이상 국회에 의한 사상 초유의 헌정중단 사태를 야기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의 최종 선고는 25분만 역사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14일 오전 10시 약속된 개정 시각에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윤영철 헌법재판소장과 주선회 주심 재판관을 비롯한 9명의 재판관들은 한결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모든 재판관이 자리에 착석한 것을 확인한 윤 소장은 "곧바로 결정을 선고하겠다"며 지체없이 단호한 목소리로 결정문을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윤 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나씩 낭독해나가는 대목에서는 양측이 일제히 윤 소장을 주목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 소장이 "대통령의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소추위원쪽에서는 잠시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윤 소장이 아울러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인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선거법을 관권선거 시대의 유물로 폄하하고 정당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 준수 의무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오전 10시23분께 윤 소장이 마지막 순서로 "대통령을 파면할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최종 주문을 낭독하는 순서에 들어가자 소추위원과 대리인단 양측은 또한번 긴장감에 휩싸였다. 시종 시선을 아래로 두고 담당한 표정을 유지했던 대리인단의 한승헌 변호사도고개를 들어 윤 소장을 지그시 올려다보기도 했다. 윤 소장이 "직무행위로 모든 사소한 위반 행위로 파면을 해야 한다는 것은 피청구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내용을 언급하자 기각 주문을 확신한 듯 대리인단측은 이내 안도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반면 그 순간 국회 소추위원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춘 국회 법사위원장의 표정에는 잠시 어두운 빛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윤 소장은 "이 사건을 기각한다"는 최종 주문을 낭독한 후에도 "대통령은 스스로 헌법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뼈있는 말을 남겼다. 윤 소장은 소수의견 비공개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의식한 듯 "평의의 결과는 공개할 수 있고 과정만을 비공개로 해석해 반대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는 재판관의 견해가 있었다"는 언급만을 남기고 재판관들과 함께 대심판정을 빠져나갔다. 지난 두 달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국회 소추위원들과 대리인단은 선고가 끝나자마자 간단한 수인사도 없이 서둘러 법정을 떠났다. 유일하게 검찰 선후배 사이인 대리인단의 이종왕 변호사와 소추위원측 박준선 변호사만 눈인사를 곁들인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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