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넘치고 열정적이었던 가수 조성모. 28~29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2008한일투어 콘서트’에서 그는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강렬한 사운드를 강화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 주제곡 ‘너의 곁으로’로 막을 연 뒤, 청중들에게 인사를 건넨 조성모는 지난 1일부터 이어진 전국순회 공연의 여파로 목이 다소 쉰 상태였다. 하지만 고음 처리에는 무리가 없었고 공연 막판에 마이크 없이 ‘생 목소리’의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성모는 주로 하루에 2회 공연을 소화해 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장의 규정에 따라 1일 1회로 횟수가 제한됐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그는 여태껏 말하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2000년 발매된 리메이크 앨범 ‘클래식’의 대표곡인 ‘가시나무’를 부르기 전에는 일본 가수가 ‘가시나무’의 리메이크를 부를 수 없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제가 부른 ‘가시나무’를 듣고 일본의 한 제작자가 원곡의 작곡자인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 씨에게 문의를 했대요. 비싼 로열티를 내고 노래를 사겠다는 제의였죠. 그 때 하덕규 씨가 거절하면서 말했대요. 이 노래를 가장 잘 부른 가수는 조성모이기 때문에 줄 수 없다는 거였어요.” 조성모는 이어 드라마 ‘진실’의 주제곡 ‘포 유’ 등 드라마 주제곡을 모아 콘서트의 분위기를 한층 달아 오르게 했다. 최근 드라마 ‘바람의 화원’ 주제가의 작사와 노래를 맡았던 그는 돋보이는 뮤직 비디오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답게 돋보이는 영상미를 선보였다. 실루엣 화면을 통해 나룻배가 강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연출해 마치 신윤복의 그림이 공연 무대에서 되살아 난 듯 했다. 조성모는 바람의 화원의 주제가 ‘바람의 노래’를 부른 뒤, “사실 동 시간대에 방송된 방송3사의 드라마 ‘바람의 화원’, ‘베토벤 바이러스’, ‘바람의나라’ OST를 모두 제의 받았었다”며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우 해외 녹음과 뮤직 비디오 제작까지 제공한다는 조건에도 거절했는데 시청률이 ‘바람의 화원’보다 더 높아서 가슴이 아팠다”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조성모는 팝송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3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을 끝냈다. 그는 12월 13일 성남아트센터, 2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24일 경희대 평화의전당, 27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31일 충남대 정심화홀 등에서 콘서트를 이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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