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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산업단지 현장을 가다] <상> 구미국가산업단지

대우전자 옛터, 첨단공장으로 대변신

초정밀금형·그린에너지 등 59개 중소기업 속속 입주

황량 공터서 산학연융합단지로

부지매입부터 자재구매까지 공동으로 하며 집적화 극대화

구미국가산업단지 옛 대우전자 부지에 자리잡은 LCD검사장비업체 위드시스템 회사 전경. 대우전자가 떠난 이 곳 1단지에는 초정밀 금형·3D디스플레이·그린에너지·전자의료기기·IT융복합 등 59개 중소기업의 첨단공장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제공=산업단지공단

3일 찾은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 과거 '백색가전의 메카'로 불리던 구미공단의 옛 대우전자 부지에는 냉장고·세탁기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대신 초정밀 금형·3D디스플레이·그린에너지·전자의료기기·IT융복합 등 중소 첨단공장들이 즐비했다. 부지 한 가운데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정원이 인상적인 산뜻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중소기업청 지정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LCD검사장비시스템 제조업체인 위드시스템이다.

이 정원은 김명준 위드시스템 대표가 신규로 용지를 분양받을때 바로 옆 회사와 의논해 만든 녹지 시설이다.

김 대표는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향후 우수 인력 유치와 직원들이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큰 맘 먹고 이곳에 입주했다"며 "엔지니어가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만큼 이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신 디자인과 시설을 갖춘 건물에 입주했더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밝게 웃었다.

위드시스템을 지나 초정밀금형 구역으로 다가서자 공동 연구시설을 비롯해 짜임새있는 협동화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시우 구미 테크노밸리 협동조합 이사장은 "금형제작 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최신식 사무실과 공장에 입주한 것에 머물지 않고 협동화단지로 운영하며 집적화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다"며 "민간 개발 공장부지에 입주하면서 난개발과 주변 인프라 개발 미흡으로 불편을 겪는 게 구미 인근 영세 금형업체들의 현실이지만 이곳은 정반대"라고 귀띔했다.

이 이사장은 또 "부지 매입 때부터 시작해 식당 운영, 자재 구매 등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함께 하며 집적화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주위에 거래업체가 모두 입주하다 보니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줄고 직원들과 동료 기업인들 모두 만족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공업과 백색가전으로 명성을 떨쳤던 구미산업단지가 구조고도화사업에 힘입어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구미산단은 한국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국내 대표 산업단지로 꼽힌다. 70년대에 처음 터를 닦은 1단지를 시작으로 90년대에 2~3단지, 2000년대에는 4단지가 각각 들어섰으며, 현재는 5단지가 준공 중이다. 총 5개 단지로 구성된 만큼 구미산업단지는 규모 역시 해안 지역 산업단지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입주하며 '국내 전자·정보기기 산업의 허브'로 불리지만 다른 산업단지와 마찬가지로 낙후된 시설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오랜 골칫거리였다. 특히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만들어진 1단지의 옛 대우전자 부지가 문제였다. IMF 사태 이후 대우전자가 문을 닫으며 남기고 간 12만평에 달하는 공터는 좀처럼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 워낙 넓은 부지인 탓에 매수자가 꺼려해서다.

오랜 숙제는 2009년 산단공의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구조고도화 사업은 휴·폐업부지를 일터·배움터·즐김터 공간이 어루어진 명품 산업단지로 재창조하는 게 주요 골자다.

구조고도화산업의 일환으로 산단공은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구미산단 내 산업용지 평균 가격보다 약 20% 저렴하게 신규 입주기업들에게 제공, 황량했던 공터를 산학연융합단지로 탈바꿈시켰다.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며 어느새 59개 기업이 입주를 마쳤다. 이 기업들의 신규고용창출만 2,159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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