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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선진 신용사회와 경제금융교육
입력2006-04-17 17:18:40
수정
2006.04.17 17:18:40
신용카드 대출과 가계 대출 부실이 초래한 신용 붕괴는 우리 경제에 계층간 양극화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불량자 수가 한때 전국민의 6%인 약 300만명에 달한 적이 있고 지난해 연간 파산신청 건수는 4만명에 육박하기까지 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빚의 무게에 짓눌려 자살하는 사람과 이혼 가정이 늘어나고 대도시의 철도 역사와 지하철 보도는 노숙자들로 넘쳐나는 참상을 빚었다.
신용 붕괴는 우리 사회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아무런 수입 없이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흥청망청 쓰다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현상도 빚어졌다.
10대를 포함한 20대 신용불량자 수가 한때 50만명에 이르렀고 30대를 포함할 경우 그 수는 전체 신용불량자의 거의 절반에 달했다. 한번 신용불량자 대열에 들어가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할 수 없을 뿐더러 개인사업을 하더라도 금융기관 거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신용 붕괴 현상이 빚어진 데에는 소비 진작을 통해 경기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무리한 시책 탓도 있지만 개인의 신용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떻게 신용을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가르치지 아니한 신용 교육의 부재도 간과할 수는 없는 요인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무절제한 소비와 신용 관리의 허술함을 탓하고 나무라기 전에 어릴 적부터 용돈 쓰기와 신용 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부모세대들의 책임이자 도리라 할 것이다.
이웃 일본은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용돈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고 영미 등 선진국에서도 부모가 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음은 물론, 돈의 기능과 경제 금융에 관한 내용을 교과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 최초고용계약(CPE) 법안 도입을 놓고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 사태는 잘못된 경제 교육 탓이라고도 한다.
이제부터라도 청소년을 비롯해 전국민에게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고 누구나 성인이 되면 경제 금융에 관한 기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신의 신용과 가계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ㆍ경제단체ㆍ금융기관 등이 이제껏 추진해온 경제 금융 교육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유대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는 “돈이란 잘 부리면 충실한 종이 될 수 있지만 잘못 부리면 몰인정한 주인이 될 수도 있다”라는 경구가 실려 있다. 땀의 대가 없이 부모가 발급해주는 신용카드를 도깨비 방망이인 양 마구 긁어대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빚을 지고 신용회복지원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젊은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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