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제대로 몸에 익히기 위해 필요한 시간요? 오래 안 걸려요. 딱 6년이면 충분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십수년을 해도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영어를 '시험 교과목'으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김장수(51·사진) 지앤비교육㈜ 대표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정규 교과목으로 10년을 넘게 배우고도 외국인이 말을 걸면 유창한 회화는 커녕 식은땀만 흘리는 현실이 영어를 언어가 아닌 학습 대상으로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채널로서 영어를 가르치자는 목표로 지앤비영어전문교육을 설립했다. 강사로 일했던 대학시절을 포함해 15년을 일선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경험이 있기에 해낼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지금, 지앤비교육은 교육시장에서 손꼽히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났다. 해마다 전국의 지앤비교육 캠퍼스에서 영어를 배우는 초등학생이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 가운데서 지앤비교육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독특한 영어학습 시스템 덕분이다. 자연스럽게 영어문장 생성능력이 향상되는 이 시스템은 생각단위와 연결질문에 기반을 둔 학습체계로 2003년 7월 특허를 취득할 만큼 독창적이다. 표준화한 이 방법은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한 교육방법으로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영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사업도 가능했다.
김 대표는 교육품질 관리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교육사업의 핵심은 신뢰인만큼 온라인을 통해 학부모는 물론 본사도 학생의 진도와 학습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배우는 곳이 서울이든 제주도든 지앤비교육의 품질은 변함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한 김 대표는 교육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가 수업을 이끄는 교사의 수준이라고 판단, 매달 전 가맹점의 교사와 학원장이 3박4일씩 집체교육에 참가해 교수법과 경영관리, 마케팅 전략 등을 익히도록 했다. 영어만 잘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 수준에 맞는 교육법을 활용할 줄 알아야 효과적인 영어 교습이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지앤비교육은 가맹점 수를 1,800개에서 1,000개로 줄였다. 규모가 급격하게 불어나다보니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 결국 본사의 교육방침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실적이 미진한 곳은 끊어내는 자정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내실을 다진 지앤비교육은 지난해 학습자가 언제 어디서나 영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 영어 교육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학생용 지앤비 잉글리시 앱과 일반성인용 지앤비 스마트 잉글리시 서비스를 시작해 일반 PC는 물론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영어를 익힐 수 있게 했다. 지난 1월에는 영어문장분석 훈련을 통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을 통합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중고등학생용 '라딕스(Radix) 프로그램'을 열었다. 영어 실력을 튼튼히 쌓아 내신과 대입수능영어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지앤비교육은 앞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등에 진출해 글로벌 언어교육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김 대표의 원대한 포부다. 그는 "외국어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 언어구조를 이해하고 말할 기회를 많이 쌓아야 한다"며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는 비영어권 학습자가 영어를 익힐 때 겪는 어려움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습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근차근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2002년 지앤비캐나다 법인을 설립,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2007년에는 캐나다 마운틴뷰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 6개 시 정규 공립학교와 공동으로 한국 학생을 위한 미국·캐나다 대학교 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국어 교육프로그램도 새롭게 선보이며 '씬씬(XinXin) 중국어학원'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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