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들의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 2007~2012년 근로자 10명 이상인 기업 가운데 가젤 기업 6,847곳의 평균 근로자 수는 191명에서 371명으로 94%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고용비중도 27.6%에서 44.1%로 높아졌다. 근로자 수 기준으로 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기업지원ㆍ정보 등 지식기반 서비스, 기계ㆍ자동차ㆍ섬유 등 지식기반 제조, 전자ㆍ정보기기ㆍ메카트로닉스ㆍ정밀화학 등 주력기간 제조 기업들이 핵심이다. 반면 나머지 기업들의 평균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56명에서 52명으로 7% 줄었다. 가젤 기업 집중육성이 고용률 70% 달성의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ㆍ보증ㆍ기술개발 등에 7조8,700억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견기업 지원에 쓰이는 예산 사업은 올해 550억원이 책정된 '월드클래스 300' 하나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의지와 잠재력을 가진 중소ㆍ중견기업을 선발해 연구개발 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까지 3년간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정부는 이스라엘과 독일을 벤치마킹해 창업으로 개발한 기술을 미국 등지에 매각하거나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에 드는 강소기업(히든챔피언) 육성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이스라엘ㆍ독일과 우리의 여건은 많이 다르다. 월드클래스 사업의 경우도 200개 기업을 추가로 선정해 지원하면 일단락된다. 총 300개 기업이면 가젤 기업 수의 4%에 불과하다. 가젤 기업 육성을 위해 기존의 지원을 소폭 늘리거나 방향을 전환하면 고용과 투자를 동시에 늘릴 수 있다. 우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고안해 창업기업과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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