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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업계 '주경야독' 열기
입력2004-11-29 17:04:54
수정
2004.11.29 17:04:54
낮에는 소송, 밤에는 특강수강
갈수록 열악해지는 수임 현실과 법률시장 개방이라는 위기가 맞물리면서 ‘전문화’로 승부를 걸려는 변호사들의 주경야독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9일 대한변호사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대한변협 등이 마련한 변호사 연수 프로그램에 전국 각지의 변호사들이 대거 몰려들어 강의장이 ‘제2의 사법원연수원’을 방불케 하고 있다.
또 민간교육업체의 일부 인기강의의 경우 수강인원이 넘쳐 지방에서 올라온 일부 변호사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서울 서초동 법조단지 내 옛 사법연수원에서 매주 월ㆍ수ㆍ토요일 오후 6시에 열리는 대한변협의 특별강의에는 전국에서 상경한 수십 명의 변호사들이 옛 추억을 되살리며 공부삼매경에 빠져들고 있다.
올 여름 등기경매 실무 특별연수에 참가했다는 대전의 한 변호사는 “지방에 있다 보니 부득이하게 평일 강의를 빼먹게 되지만 토요일 강의만은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왔다”며 “특별연수를 통해 관련 전문 지식은 물론 다양한 인맥도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기술과 법 연구소(소장 노희도)가 지난달 11일 개최한 지적재산권 소송실무 강좌에는 수강인원 70명보다 더 많은 110여명이 몰려 결국 40여명은 강의를 듣지 못하고 돌아갔다.
수강생의 3분의 2가 변호사와 변리사였던 이 강좌는 이 같은 열기를 반영, 다음달에 한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기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로앤비(대표 이해완 변호사)의 법무강좌에도 일반 수갱생 외에 변호사들이 대거 참석, 회사측을 놀라게 하고 있다.
연수 신청자격을 서울회 소속 변호사로 한정한 서울지방변호사회 연수원 프로그램도 이미 오래 전부터 후끈 달아오른 상태.
서울회는 지난 2002년 말부터 조세ㆍ특허ㆍ증권금융ㆍ외국법연수원 등 4개 연수원을 개설, 선착순 30명에 한해 평균 5개월간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중이다. 인원제한 때문에 공고후 1~2일이 접수가 마감될 만큼 과정마다 수강 인원이 넘쳐나고 있다.
서울회 강명석 홍보과장은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결국 전문화를 통한 수요 확대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에서 변호사들이 연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의 높은 출석률에는 열악한 수임환경과 전문화에 대한 절박함이 여실히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의 공부 열풍은 이력서에서도 확인된다. 서울회 소속 변호사들이 예전과 달리 자신의 ‘업데이트’된 이력서를 수시로 제출하고 있는 것. 이력서는 강 과장은 “원래 회원 등록 때만 내면 되는데 요즘에는 변호사들이 대학원 전문경영인 과정, 법무대학원, 회계대학원 석ㆍ박사 경력 등을 새로 추가해 수시로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시생 시절부터 사법연수원까지 평균 십년 넘게 법학공부에 몰두해온 변호사들이 개업 후에도 이처럼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법조환경이 크게 변화되면서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춰야 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변호사는 “서울회의 연수에는 신참 변호사들은 물론 중견 변호사들까지 열심”이라며 “변호사들이 법률사무소 간판만 내걸고 사건을 따내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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