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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믹스 앤 매치] `맛+향` 찰떡궁합 찾는 `味覺의 달인`

최근 출시되는 과즙 음료는 이름도 낯선 열대과일을 네다섯 가지씩 섞어 새콤달콤 오묘한 맛을 추구한다. 열대과일이라고 해도 그 종류가 적어도 수십가지는 될텐데 그 중에서 몇 가지 과일을 골라 배합비율을 정하고 최종적인 맛을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지는 음료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아니어도 지레 짐작이 가능한 일. 10년째 음료 맛을 연구하는 해태음료 식품연구소의 안상혁 연구원 은 올 초 이 회사에서 선보인 다섯가지 과즙 혼합음료를 탄생시킨 `맛의 설계사`다. 수많은 열대과일 가운데 우리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5가지를 찾아내, 각각 과일의 함량을 달리하는 샘플을 샘플을 만들어내는 것이 연구소에서 원료들과 씨름하는 그의 몫. 혼합 비율을 달리한 5~6가지 샘플 음료가 선별되면 마케팅 담당자의 테스트와 타깃 소비층의 시장 조사를 거쳐 최종 제품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인데, 전략 제품인 경우 기획부터 출시까지 1년도 소요된다고 한다. 음료의 맛과 향을 찾는 과정은 “향수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설명하는 안 연구원은 “오렌지 향 만으로도 수백, 수천가지에 달할 정도로, 어느 향을 골라 어느정도의 함량을 넣을지 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어떤 향을 맡으면 머리 속에서 그래프가 그려질 정도이며, 원료 목록만 봐도 대략적인 맛을 가늠할 수 있다”며 “일상에서도 점심시간에 웬만하면 같은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등 미각 경험을 일반 식생활에서도 넓히려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수많은 반복 훈련과 실전 경험을 통해 일반인의 코와 입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향과 맛의 차이를 척척 가려내는 연구원들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때도 있다. 안 연구원은 “너무 미세한 맛의 차이까지 감지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과 식견 차이가 생기는 등 전문가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지금까지 `섞어`주스가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적이 없다는 징크스와 경쟁사를 쫓아가는 후발 제품이라는 부담을 깨고 신제품이 얼마나 선전할 지가 제품 탄생의 주역으로서의 최대 관심사. 하지만 이미 그의 앞에는 향후 시장에 내놓아야 할 새로운 제품 개발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앞으로의 주스 시장의 전개 양상에 대해 안 연구원은 “일반 음료가 기능성 음료로 대체되듯, 과즙음료도 일반 과즙에서 소비자들에게 낯선 과일 제품으로, 단순한 맛을 추구하는 제품에서 맛과 몸에 좋은 효능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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