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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총재 가시방석] 금융완화정책 거부에 사임압력
입력1999-09-30 00:00:00
수정
1999.09.30 00:00:00
이형주 기자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하야미 총재를 겨냥, 「고집스럽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심지어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연일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고 있다.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이번 주초 공개석상에서 『일은 총재를 임명한 사람은 내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하야미 총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도 『일본은행이 대장성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일본 정부로부터 독립한 것은 아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일은 독립성 주장을 일축했다. 또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장관도 『중앙은행의 판단은 틀린 것』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그가 일본 정부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자 그의 애국심마저 의심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에 의해 일본은행 총재로 지명된 그는 당시 일본내에서도 예상치 못은 등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대장성 관리들이 주로 임명돼 오던 일은 총재에 일은 출신이 등용된 점과 그의 나이가 73세로 현역에서 떠난지 오래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격으로 여겨졌다. 지난 47년 일은에 입사한 그는 34년간 일은에서 근무한 정통 일은맨으로 퇴직후 니쇼 이와이라는 무역회사의 회장을 지내는 등 민간기업에 몸담아 왔다.
특히 그는 일은에 근무할 당시 우직스런 고집과 「강한 엔」(円)에 대해 신념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과거 그의 동료들은 그가 강한 엔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것은 지난 75년 일은 근무 당시 「엔화를 세계통화로 키워야한다」고 주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은 부총재를 지낸 오타 타케시씨는 그에 대해 『보스 앞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경기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일본은행의 돈줄을 푸는 손쉬운 방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이라는 고통이 따르는 방법을 피하기 위해 중앙은행 때리기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어쨋든 지난해 4월 독립기관으로 새출발한 일은이 엔고 저지라는 현안을 둘러싸고 부처간 갈등에 휘말려 최고 수장의 거취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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