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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볼만한 책] 위선·타락 얼룩진 1920년대 미국 상류사회

■ 위대한 개츠비<br>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민음사 펴냄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고전을 꼽는다면 단연 '위대한 개츠비'다. 현재 시판되는 번역본만 30여종에 달한다. 올해 6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연초부터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왔다. 특히 지난달 교보문고가 세계문학전집을 내놓은 국내 출판사 중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민음사판 '위대한 개츠비'가 최근 10년간 총 판매순위 5위, 또 올해 상반기로는 1위다.

도덕이 해이해지고 재즈가 유행하고 불법이 난무하며 주가는 치솟았던 1920년대 뉴욕.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복구에 주력하던 유럽과 달리 미국은 눈부신 성장가도를 달렸다. 주식 수익률은 100%를 넘기고 기업 이익이 76%, 개인 수입은 33% 증가했다. 하지만 이 화려함의 이면에는 타락과 불법이 만연했다.

'위대한 개츠비'에는 바로 이 시기의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부유한 명문가 출신이라지만 형편은 그리 넉넉지 않은 닉을 화자로 닉의 동창생이자 사치와 불륜, 부정에 찌들어 있는 톰 뷰캐넌, 닉의 먼 친척이자 돈 때문에 톰과 결혼한 데이지, 그리고 데이지에게 버림 받았지만 5년 만에 부자가 되어 뉴욕 사교계에 나타난 개츠비, 이 넷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글 첫 장부터 자신의 출신과 지향, 그리고 초라하나마 부자동네 한 구석에 산다는 자랑으로 시작하는 닉이 그렇듯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부풀려지고 뒤틀려 있다. 화려한 파티와 장식으로 번들거리던 중세 베르사유 궁전이 사실 밤이면 온 정원이 똥으로 뒤덮였듯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개츠비 주변에 몰렸던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여러 욕망의 흔적만이 악취를 풍긴다.



1974년 영화의 로버트 레드퍼드든, 올해 개봉한 디캐프리오든 개츠비의 인상은 선명하다. 어딘가 '상처 입은 맹수'의 냄새를 풍기는 개츠비는 결국 꿈과 환상을 이루지 못하고 '피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의 탐욕과 허식 속에 희생된다.

유년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 성장해서는 돈 때문에 파혼당하고 기어이 성공해 그 여자와 결혼했다는 저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이후 방탕한 세월을 보내며 본인은 알코올 중독, 아내는 신경쇠약으로 끝나는 그의 삶을 기억하면서 제목의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반어법인지 강조법인지 읽을 때마다 고민이 이어진다.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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