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 정상회담] 평양 4·25문화회관 도착까지 盧대통령, 감격·긴장감속 줄곧 의연한 모습 유지"이 선이 반세기동안 민족에 고통" MDL넘기전 착잡한 심경 밝히기도 평양=공동취재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일 아침 서울을 떠나 불과 4시간 만에 평양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줄곧 의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7시30분쯤 청와대 관저를 나온 뒤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긴장 속에서도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을 때도 감격해했다. 특히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직접 영접을 나온 김 위원장과 첫 만남이 이뤄질 때 김 위원장이 냉랭한 표정으로 건넨 손을 잡을 때도 밝게 웃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고 포옹까지 한 것과 대조적이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4시간도 걸리지 않아 단숨에 분단의 벽을 넘어 북으로 평양까지 내달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7시55분께 태극기와 봉황 문양이 그려진 깃발이 달린 전용차인 벤츠 S600을 타고 청와대를 출발, 세종로와 강변북로ㆍ자유로를 거쳐 통일대교를 넘어 조용한 아침 출근길을 달렸다.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 주민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원 등 700여명은 오전8시40분께 대통령 일행이 통일대교 남단에 들어서자 도로 양쪽에 길게 늘어서 태극기와 풍선을 흔들며 환송했다. 노 대통령은 차에서 잠시 내려 통일대교 남단 철조망에 걸린 통일 염원 리본을 읽어본 뒤 다시 차에 올라 차 유리창을 열고 손을 흔들어 환송 행렬에 화답했다. 출발에 앞서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과 10여분간의 간담회를 한 뒤 5분간 방북에 앞선 ‘대국민 인사’를 했다. 노 대통령의 목소리는 차분했으며 연설 도중 간간이 미소를 띠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나 청와대를 출발한 지 한시간 만에 MDL에 도착했다. MDL 앞 약 30m 지점에서 내린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MDL 바로 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분계선을 넘었다. 대통령의 심정은 어땠을까. 노 대통령은 MDL을 통과하기 전에 “오늘 이 자리에 선 심경이 착잡합니다”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대통령이 성큼성큼 열걸음쯤 떼었을까. 원래 아무 표식도 없지만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노란 선으로 그어놓은 MDL 앞에서 노 대통령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성큼 넘어섰다. 오전9시5분이었다. MDL 너머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최룡해 황해북도 당책임비서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 대통령은 밝은 얼굴로 북측 영접인사들과 악수했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북측 여성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노 대통령은 오전9시9분께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손을 흔든 뒤 다시 전용차에 올라 평양으로 향했다. 노 대통령은 평양시내 통일의 거리와 충성의 다리로 대동강을 건너 공식 환영행사가 열리는 4ㆍ25문화회관 광장에 정오께 도착했다. 입력시간 : 2007/10/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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