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원 근로자도 성과급 저항없어<br>프린터 관련 32개사 입주…'첨단산업 메카'로 우뚝<br>中물품 사후통관 허용·협력사엔 토지 절반가 공급<br>市 GDP 6% 생산…후주석도 방문 "하오(好)" 연발
 | 중국 웨이하이의 삼성전자 프린터 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
|
 | 웨이하이시가 헌정한 삼성로. |
|
서해를 사이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중국 산둥(山東)성의 웨이하이(威海)시에는 ‘삼성공업원(三星工業園)’이라는 공업단지가 있다. 삼성전자가 32개 협력업체와 프린터 복합생산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판 ‘삼성 기업도시’이다.
지난 90년대만 해도 벽촌에 불과했던 이 곳은 삼성전자가 입주한 후 10여년 만에 첨단산업의 메카로 거듭났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005년 이 프린터 공장을 둘러보면서 “하오, 하오(好 好)”를 연발했었다. 중국의 역동적인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는 웨이하이에 가보았다.
웨이하이공항에서 80㎞ 떨어져 있는 삼성 프린터 공장을 가는 길은 한국의 산하를 닮아 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풍광이 수려한 4월의 웨이하이에 취해 있노라니 어느덧 ‘삼성로(三星路)’라는 돌 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부터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의 프린터 공장이 모여 있는 ‘삼성 기업도시’다.
공장에 들어서니 작업대에 앉은 근로자들의 손길이 바쁘다. 근로자들이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까워 할 정도로 일에 매달린다는 정사진 현지 법인장의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 공장은 ‘셀 라인’ 생산방식을 65%가량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프린터 전체를 조립하는 방식인데 생산효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정 법인장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셀 라인 근로자들에게 최고 두 배의 급여를 준다. 공회(노동조합)가 93년에 생겼고 공산당원이 65명이나 되는 공장에서 이렇게 유연한 성과급 시스템이 별다른 저항 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놀랍다.
두 시간가량 걸린 공장 투어의 마지막 단계인 출하공정에는 텅 빈 공간이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공장에는 창고가 따로 없습니다. 프린터가 생산라인을 모두 거쳐 나오면 여기에 정확하게 1시간30분 동안 쌓여 있다가 주문자들에게 배달됩니다.” 정 법인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는 32개 협력업체들과 ‘3일 확정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3일 전에 삼성이 주문한 물량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매를 보장해준다는 약속입니다. 협력업체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페널티가 주어지지요.”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32개 협력사의 생산공정을 컴퓨터로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에 의해 30분마다 생산실적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 같은 생산혁신에 힘입어 삼성전자 웨이하이 프린터 공장은 지난해 매출액 11억달러를 기록, 시 전체 GDP의 6%를 차지했고 수출액은 10억달러로 16.5%를 점유했다. 고용인원도 삼성프린터 1,000명, 협력사 1만4,000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기여도에 대한 보답으로 웨이하이시는 2002년 삼성프린터에 ‘삼성로’를 헌정했다. 정 법인장은 “중국 정부는 삼성에 사후통관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삼성 협력사에 시중의 절반가격에 토지를 불하하는 등 적극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웨이하이를 삼성의 차세대 캐시카우인 프린터사업의 전진기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