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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올해 3·4분기 당기순이익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이익 증가로 전 분기 대비 200% 가까이 늘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4분기 전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8,14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217억원 적자)과 비교해서는 흑자로 전환했다. 이번 잠정치는 61개사 증권사 중 비엔지증권(청산진행)·한맥증권(적기시정조치)을 제외하고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보유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한 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3·4분기 국내 증권사의 채권 평가이익은 전 분기 대비 4,313억원 늘어났다.
판관비가 줄어든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및 지점 감축 등으로 비용절감 노력이 지속되면서 판관비는 전 분기보다 1,837억원 감소했다.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증가한 점도 효자 노릇을 했다. 올해 3·4분기 주식거래대금은 전 분기보다 17.5% 증가해 국내 증권사 수탁수수료는 같은 기간 1,212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3·4분기 주식 거래대금은 389조원을 기록해 2013년 2·4분기(398조6,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별 증권사로는 삼성증권이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 보유 지분 매각에 따른 1,500억원 규모의 세전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KDB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이 뒤를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59개 증권사 중 46개사가 흑자를 시현했고 13개 증권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실적 개선은 채권금리 하락 등 외부 환경에 의한 실적 개선으로 외부 환경이 급변할 경우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금리 변동에 따라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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