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눈이야기] 희망적인 노안치료

중년 여성인 김모씨(45)는 요즘 물건을 사고 계산서를 볼 때 글자가 보이지 않아 당혹스럽다. 얼마나 나왔는지 알 수가 없어 종업원에게만 물어보고 계산을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다행히 핸드백 안에 돋보기를 갖고 온 경우는 괜찮지만 깜빡 잊어버리고 쇼핑을 할 때는 계산하기 너무 힘들다. 젊었을 땐 남보다 시력이 좋아 으스대곤 했는데 마흔 살이 넘으면서 시력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을 볼 때는 급격히 나빠졌다. 왜 이럴까 하면서 잠시 짬을 내 안과를 찾은 그는 의사로부터 원시에 노안까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창 나이에 노안이라니…. 김씨는 그날 하루종일 늙었다는 생각에 일도 안되고 기운이 없었다. 40대가 되면서 김씨와 같이 노안이 와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눈은 노화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인체기관이기 때문에 40대에 들어서면 누구나 노안이 찾아와 신문이 흐려보이게 된다. 나에게만큼은 오지 않겠지 하고 혹시나를 기대했던 사람은 이내 역시나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노안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기 때문에 노안이 오면 업무에 지장이 이만저만 아니다. 오후가 되면 눈 뿐 아니라 온몸이 뻐근하고 아플 수 있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보기 힘들어지는 노화 현상이다. 수정체는 동공을 통해 들어온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초점이 맺게끔 하는 기관으로 카메라 렌즈에 해당된다. 보통 40대가 되면 수정체 조절력이 20대의 절반 정도로 떨어져서 망막에 초점이 잘 맺히지 않는다. 노안을 원시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시는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구분 없이 볼록렌즈 안경이 필요한 반면, 노안은 먼 거리는 안경 없이도 잘 볼 수 있지만 가까운 걸 볼 때만 돋보기 안경을 껴야 되는 차이가 있다. 원시였던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노안이 빨리 생기고 근시였던 사람은 노안이 늦게 온다. 노안이 오면 신문 보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근시인 사람은 안경 벗고 신문을 보면 오히려 잘 보인다. 노안이 오면 한참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고 멀리 보면 수정체가 초점을 바로 맞추지 못해 잠시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심하면 머리가 아파지기도 한다. 노안을 오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누구나 늙지 않는 사람 없듯이 노안은 자연 현상이므로 예방법이 따로 없다. 노안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처방은 돋보기를 쓰는 것이다. 돋보기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가 눈 상태를 확인한 후 처방 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흔히 졸보기라고 하는 대충 만든 돋보기는 피하는 게 좋다. 돋보기나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번거로우면 노안 교정수술을 하는데 한 눈은 원거리를, 다른 눈은 근거리가 잘 보이게 하는 ‘단안시 수술법’을 많이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엔 시력교정에 사용되던 라식수술이 노안교정에도 아주 좋은 효과가 발표되고 있어 노안으로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순ㆍ시력교정전문ㆍ pluslasik.co.krㆍ02-514-7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