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여자가 작업복 입고 현장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신기해하는 분위기였는데 여성 공장장이 탄생하고 그 주인공이 저라는 사실이 매우 영광입니다.” 포스코 창사 40년 만에 첫 여성 공장장으로 임명된 오지은(41) 광양제철소 1도금공장장은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된 힘이 담긴 목소리로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지난 90년 입사한 오씨는 17년 근무기간 동안 품질관리부ㆍ생산기술부를 거쳐 99년부터 각종 냉연강판 품질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등 생산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오씨는 “제철소는 현장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근무를 스스로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양제철소가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를 지향하고 있고 그 중 도금제품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1도금공장을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 1도금공장에는 총 82명이 근무하며 직원 대부분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 측은 오씨가 그동안 차강판 품질개선 과정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그보다 더 적임자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씨는 회사 내에서도 알아주는 노력파다. 직장을 다니며 대학원에 입학해 금속재료공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품질개선과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의 6시그마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전체 1만7,000여 직원 가운데 136명만이 획득한 마스터블랙벨트(MBB) 인증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다. 회사에서 여성 공채 1기, 최초의 여성 MBB, 최초의 여성 공장장 등 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해온 그에게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뭐냐고 묻자 “현장에서 밀착 근무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여성으로서 새로운 역할 모델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당찬 대답이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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