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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금감위장 전격사의
입력2004-08-01 18:34:12
수정
2004.08.01 18:34:12
최근사태 비난 봇물 고심끝에 '사퇴' 선택<br>이동걸·유지창·정건용등 차기 금융감독위장 물망…당분간 대행체제 갈수도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과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의 사의표명은 금융감독기구 개편과 카드 특감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조직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자 고심 끝에 사의표명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태 해결보다는 책임 회피성 대응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왜 사의 표명했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이 위원장의 운신의 폭을 극도로 제한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그동안 이 위원장이 감사원의 특감결과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표출돼 왔다. 금감원 노조의 고위 관계자는 공개석상에서 “감사원이 금감원의 감독업무에 대해 불법이라고 매도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 위원장이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은 결국 금감원이 ‘애비 없는 자식’임을 드러낸 것”이라며 공격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가 금감원의 감독기능을 금감위로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기구 개편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급기야 사의표명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정부의 방침을 거부할 수도, 그렇다고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였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무책임하다는 여론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정도도 생각 않고 (사의표명을) 결정했겠나.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고민을 반영한 대목이다.
◇차기 인선ㆍ금융감독기구 개편 진통 겪을 듯= 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앞으로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는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우선 차기 금감위장을 선정하는 문제부터 만만치 않다.
현재 차기 금감위장으로는 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과 유지창 산업은행총재, 정건용 전 산은총재, 윤증현 아시아개발은행(ADB)이사,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조직개편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선장의 역할을 맡더라도 단명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금감원의 반발 무마’라는 만만치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선뜻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당분간 부위원장 대행 체제로 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기 금감위원장이 임명되더라도 문제다. 이동걸 부위원장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금융감독기구 개편과정에서 배제된 인사들이다. 따라서 실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개편논의의 핵심인 역할분담 논의에 나서기 힘들어 정부의 기존 방안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금감원의 반발은 더욱 거세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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