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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행 건축은 문화다] <1> 분당 휴맥스빌리지

승효상(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대표)<br>심플하고 모던한 외관 IT업체 이미지 극대화


국내 대표적인 건축가인 승효상(56) 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설계한 ‘휴맥스빌리지’는 디지털벤처 가전 전문업체인 휴맥스의 본사 건물이다. 분당신도시 수내동 롯데백화점과 탄천 사이에 위치한 ‘휴맥스빌리지’는 현대적인 감각을 최대한 살린 외장과 인테리어로 첨단 IT(정보기술) 업체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외벽은 검정색 현무암과 푸른 빛이 감도는 유리로 마감돼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니멀리즘 건축은 아니지만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쓸데없는 치장을 한 주변 건물들 사이에서 이 건축을 돋보이게 한다. 1층은 일부를 제외하고 필로티 주차공간으로 돼 있어 로비는 2층에 있다. 검은색 건물과 잘 조화되는 회색 화강석 계단을 오르면 ‘하늘 정원’으로 불리는 로비에 닿게 된다. 검정색 철제와 현무암, 유리로 마감된 인테리어는 외부와의 통일감을 준다. 하늘 정원에 들어서면 이 건축물의 특징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다. 12층 높이의 휴맥스빌리지는 건물 한 중앙이 마치 네모난 우물처럼 뻥 뚫려있고 그 사이를 각 층이 지그재그 모양으로 엇갈려 돌출된 구조다. 2층 로비에서 고개를 들면 5ㆍ7ㆍ8층의 바닥이 서로 엇갈려 보인다. 12층 천정은 유리벽으로 돼 있어 햇볕이 건물 안으로 그대로 들어온다. 이 햇볕을 엇갈려 튀어나온 각 층들이 적절히 받아내고 또 적절히 막아내면서 건물 전체를 은은하게 비춘다. 건물 내부가 전체적으로 검은 톤임에도 전혀 어두운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하늘 정원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각 층은 승효상 대표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마치 ‘야콥의 사다리’ 같은 계단과 ‘타임머신’같은 엘리베이터가 이어준다. 계단은 모두 철근으로, 중앙 2개의 엘리베이터는 모두 유리로 돼 있어 현대적인 감각을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건물의 8~12층은 휴맥스 사무실로 쓰이고 나머지 층은 IT 벤처기업이 임대해 쓰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반인들은 ID카드 없이는 2층 로비까지만 제한돼 있다는 점. 입소문을 타면서 건축학도는 물론 주변 주민들도 가끔 이 곳을 찾지만 작품 전체를 음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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