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는 '저금리'였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리+ α(알파)'를 추구하는 펀드와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렸다.
내년에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자산배분펀드를 주목할 것을 권고한다. 변덕스러운 장세에서 채권이나 주식 등 단일 상품에 투자하기 보다는 채권과 주식을 기본으로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국가별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고 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자산배분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7.92%로 국내주식형(4.41%), 주식혼합형(3.84%)을 웃돌았다.
'미래에셋FlexibleEmerging 1(주혼-재간접)종류C-s'의 수익률이 13.5%로 가장 좋았다. 이 펀드는 국내 대표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주로 투자하며, 자체 개발한 퀀트모델(에퀴녹스ㆍEquinox)로 투자심리를 측정해 위험자산 비중을 80~10%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적 자산배분펀드인 '한국투자 글로벌타겟리턴 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도 선전하고 있다. 이 펀드는 전통적 투자자산인 주식ㆍ채권형 펀드들과는 달리 전세계의 주식, 채권, 통화, 원자재, 리츠 등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자산을 한 펀드에 담아 변동성을 줄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이다.
배현의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팀장은 "글로벌타겟리턴펀드는 사전에 위험을 제한하는 포트폴리오로 세부 자산군을 선택하고 비중을 조절하며 성과를 높여 나간다"며 "글로벌 자산군에 투자하지만 펀드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국내 투자자들의 눈높이에서 설계한 국내 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펀드"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투자대상 비중을 시장 변화에 맞게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윙펀드 출시를 허용하면서 자산배분펀드는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현재 운용중인 대부분의 자산배분형 펀드는 주식을 50% 이상 편입하면서 다른 성격의 상품을 섞은 주식혼합형펀드지만 스윙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둘 이상의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초기에는 투자비율이 자산별로 25~75%로 제한됐다.
금융당국 허가 이후 처음으로 나온 스윙펀드가 '슈로더 아시안 에셋 인컴 펀드'다. 이 상품은 고배당주 위주의 아시아 주식 및 채권을 각각 30∼70% 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절해 투자할 수 있다. 기존 혼합형 펀드들이 핵심 투자자산 한 종류의 비중을 50∼60%로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비율고정형' 자산배분 펀드도 있다.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각각 50%씩, 주식과 채권, 특별자산에 투자하면 각각 33%씩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운용 자산3분법 펀드'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주식, 채권, 금과 관련된 ETF에 각각 30%씩 투자한다.
슈로더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배분펀드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면서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은 중위험 ㆍ중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며 "금융당국의 허가로 좀 더 운용이 자유로운 자산배분펀드가 등장한 만큼 내년 펀드 시장에서 더욱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KB첫재테크ETF자산배분' 올 58억 유입 최대 한동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