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코스’ 로열 세인트조지스 정복할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1라운드 1번홀(파4) 첫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향했다. 5분 안에 볼을 찾지 못한 우즈는 하릴없이 분실구(1벌타) 처리하고 티잉그라운드로 되돌아가 3타째를 친 끝에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다. 지난 2003년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을 돌이켜볼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다. 14일(이하 한국시간) 8년만에 다시 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장에 우즈는 없다. 하지만 이곳의 위세는 여전하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해 볼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페어웨이, 강한 바람과 항아리 벙커, 깊은 러프, 굴곡 심한 그린으로 무장한 잉글랜드 남부 바닷가 링크스 코스다. 2003년 로열 세인트조지의 평균스코어 74.802타로 그 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코스로 기록됐다. 당시 파71에 전장 7,106야드였던 코스는 올해 파70에 7,211야드로 늘어나 더 어려워졌다. 특히 이 코스의 페어웨이는 볼을 한가운데로 잘 보내더라도 어디로 튈지, 어디까지 굴러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2003년 당시 영국에 와본 적도 없던 세계랭킹 396위 벤 커티스(미국)가 우승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30%에도 못 미쳤던 1번과 17번, 18번홀(이상 파4)의 페어웨이 폭을 약간 넓힌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커티스의 최종 스코어는 1언더파 283타였고 전성기였던 우즈도 1오버파로 공동 4위에 머물렀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 홀도 많고 그린은 물결친다. 우즈가 시작부터 3타를 까먹었던 1번홀(파4ㆍ444야드)은 페어웨이 폭이 10m 가량 넓어졌지만 그린 왼쪽과 앞쪽에 3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두번째 샷을 하기가 쉽지 않다. 4번홀(파4ㆍ495야드)은 선수들을 가장 괴롭힐 홀로 꼽힌다. 8년 전 파5홀에서 파4홀로 바뀌었지만 거리는 고작 2야드 줄었다. 페어웨이 오른쪽에는 깊이 15m 정도로 영국에서 가장 깊은 것으로 알려진 벙커가 재앙을 예고한다. 두번째 샷에서 거리 부담 때문에 너무 긴 클럽을 잡았다가는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까지 굴러갈 수 있다. 2003년 가장 타수가 높게 나왔던 8번홀(파4ㆍ453야드)은 늘 바람이 많이 불고 11번홀(파3ㆍ243야드)은 이 코스에서 가장 긴 파3홀로 그린 주변은 5개의 벙커가 둘러싸고 있고 그린의 굴곡이 심하다. 12번홀(파4ㆍ381야드)은 길지 않지만 그린이 까다로워 우즈가 2003년 대회 2라운드에서 4퍼트를 했었고 17번홀(파4ㆍ426야드)은 울퉁불퉁한 지면 때문에 페어웨이를 지키려면 요행도 따라야 하는 곳이다. 한편 이번 제140회 디 오픈에는 US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2연승을 노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세계랭킹 4위) 등 세계 톱 랭커들이 총출동하는 가운데 한국(계) 선수는 최경주와 양용은, 김경태, 배상문, 노승열, 황중곤, 재미교포 케빈 나와 앤서니 김 등 모두 8명이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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