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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美, 빚의존 개인소비 바꿔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지난 3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과도한 채무가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는지를 분석했다.이 보고서는 몇 가지 불안한 조짐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 가정의 채무가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국민들의 과도한 소비는 빚을 얻어 이뤄진 것이다. 미국 소비자의 부채는 지난해 거의 10% 가량 증가했다. 지난 8년간 가처분 소득 가운데 채무 상환에 지출한 비용도 꾸준히 증가했다.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기록 중에 있으며 이는 지난 80년대 초반 70%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 비율은 90년대 후반 주가 상승으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다시 올라가고 있다. 아직 파산을 염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미국 가정이 과거보다 유동성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현재의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채무증가에 따른 개인들의 파산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채문제가 앞으로 자산가치-특히 주택-가 더 떨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각 개인은 자산수준 회복을 위해 다시 저축에 나설 것이며 이는 가계소비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 경기회복을 위협할 것이다. 이 같은 위험은 얼마나 큰 것인가. 주식시장은 이미 시세조정을 겪었다. 반면 주식시장보다 서민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시장은 아직 안정적이다.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득대비 주택가격은 아직 낮은 상태다. 또 2001년 1ㆍ4분기 주택건설 동향도 건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노동시장이 계속 악화된다면 일부 미국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채무 상환을 위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일이 대규모로 행해진다면 자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채무에 대한 불안감을 상승시키고 이는 또다시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악순환을 유발할 정도로 경기둔화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연방준비은행(Fed)의 금리인하로 미 국민들은 과거와 같은 소비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문제가 있다. 만약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국민들의 소비에 의존한다면, 또 이 같은 국민의 소비가 부채증가를 통해 이뤄진다면 국민들의 채무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미국 국민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빚을 갚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소비행태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다가올 미래에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5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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