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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컬럼] '대장금' 열풍

‘오나라 오나라 아주오나.’ 요즘 중국 어디에서나 울려 퍼지는 노래다. 어린아이는 물론 노인들도 한국어로 된 ‘대장금’ 노래를 입에 달고 살고 있다. 라디오 방송과 노래방에서의 인기순위 1~2위를 다툰다. 전파속도를 보면 더욱 놀랍다. 지난 9월1일부터 후난(湖南) 위성TV를 통해 ‘대장금’이 대륙에 방영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만이다. 노래뿐 아니다. ‘대장금’과 관련된 것이라면 속된 말로 모두가 ‘짱’이다. ‘대장금’이 방영되는 시간에는 중국 전역이 ‘올스톱’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해진다. DVD 판매점과 서점에서는 대장금 CD와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베이징의 유력지인 신징(新京)보가 집계한 지난주 도서판매 실적에서 '대장금'은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6위에 올랐다. ‘대장금’을 이용한 마케팅도 놀랍다. 베이징의 한식당은 상호를 ‘대장금(大長今)’ 발음과 똑같은 ‘대장금(大長金)’으로 바꿔 달았다. ‘대장금’ 이름을 빌린 식단과 ‘장금이 신부복’ 코너도 등장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대장금’ 관련 상품이 1,30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대장금’을 시청하지 못해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방영 한 달도 안된 ‘대장금’이 사회ㆍ경제적으로 중국을 바꿔놓고 있다. 정치적인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정치지도자들은 한국인만 만나면 온통 ‘대장금’ 이야기를 화두로 꺼낸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은 지난주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바빠서 매 회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해 ‘대장금’에 푹 빠져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일반 대중뿐 아니라 정치지도자들도 중국에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바람’과 한국 문화상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는 한국인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거리다. 특히 중국을 찾는 정치지도자들은 이 같은 모습에 매우 흐뭇해 하며 자랑인 양 떠벌린다. 그리곤 대부분이 “한국 문화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서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런 다짐이 말장난으로 끝나면 안된다. 중국에 와서 보고 느꼈다면 우리 문화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국제적 망신’을 살 수 있는 잘못된 가지도 정비해야 한다. 대장금 열풍을 계기로 말보다 실천하는 정치인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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