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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국운
입력2002-12-31 00:00:00
수정
2002.12.31 00:00:00
새해가 되면 누구나 희망과 기대를 품는다. 올해는 이런 바람이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경제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탓이다.
하지만 역학자들에 따르면 올해 우리의 국운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명리학(命理學)으로 풀어보면 올해 우리의 국운은 아주 왕성하다.
우리나라는 천간(天干)상 갑(甲)에 해당된다. 오행상 갑은 나무(木)에 속한다. 나무는 금(金)을 만나면 전혀 맥을 추지 못한다. 도끼(金)를 만나면 그대로 찍혀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행상 쇠(金)에 해당하는 경(庚)이 들어가는 해마다 우리나라는 큰 고난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1910년(庚戌年)에는 한일합병, 1950년(庚寅年)에는 6ㆍ25동란, 1980년(庚申年)에는 광주민주화항쟁을 겪었다.
반면 나무가 물(水)을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이 나무에 자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는 계미(癸未)년이다.
계(癸)는 오행상 물(水)에 속하며 '촉촉한 이슬'이나 '단비'를 상징한다. 또 미(未)는 온갖 영양분을 담고 있는 흙(土)을 뜻한다. 결국 올해는 나무가 단비와 좋은 흙을 만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운이 좋다고 해서 모든 것이 척척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옛말에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고 그것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謀事在人 成事在天)"고 했다. 결국 사람이 노력을 기울여야 행운도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더욱이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거듭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기업, 특히 대기업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것을 살릴 수 없다.
때문에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기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막연히 불안해 하기보다는 정부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는 대신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낡은 관행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노동계도 합리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당장은 많은 것을 얻더라도 판 자체가 깨지면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올해는 정부ㆍ기업ㆍ노동계가 하나돼 국운상승의 희망찬 한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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