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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2일] 우리지주 민영화 투명성을 높여야
민병권기자 (금융부) newsroom@sed.co.kr
"발표 내용이 기대만큼 명료하지 않네요."
"여론이 좋지 않으니 그냥 면피성으로 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달 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발표된 후 기자가 만난 주요 금융사 관계자들이 던진 평가다. 무언가 뚜렷한 민영화 청사진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던 경제 분야 담당기자들 사이에서도 "에이, 별것 없잖아" 하는 반응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실 공자위의 발표 내용이 전혀 알맹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우리지주 민영화작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시점을 못 박았다. 또한 매각의 범주에 대해서도 '계열 지방은행 분리매각 및 증권 계열사 포함한 지주 묶음매각'이라는 틀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시장과 언론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은 정부가 발표한 액션플랜의 모호성 때문이다. 물론 금융 당국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액션플랜을 구체화할 경우 오히려 우리지주 인수전 참여 후보군을 제약할 수 있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민영화 방식의 투명성이 떨어질수록 이후에 누가 우리지주를 인수합병하든지 '밀실매각' '특혜 시비' 등의 논란을 살 수 있다. 다시 말해 민영화 방식을 모호하게 발표하면 특혜 시비가 사라지는 게 아니고 단순히 시점만 뒤로 미뤄지고 의혹만 확대될 뿐이다.
이미 민영화의 발표 내용을 놓고도 수면 밑에서는 구구한 여러 가지 설들이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당국이 우리지주의 새 주인을 일찍 찾아주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접할 수 있었다. 금융 당국이 일단 여론 무마용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 완료'라고 발표해놓고 일부러 매각조건을 비현실적이고 애매하게 제시해 내년에 가서 '당국으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일정과 방법을 변경하겠다'는 식으로 시간 벌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금융도, 정책도 신뢰를 얻는 것이 생명이다. 금융 당국이 작심하고 발표한 민영화 방안인 만큼 보다 시장의 믿음을 살 수 있는 후속 내용이 빨리 발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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