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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발명가' 부모가 대신 만들어줬다니

일부 학부모의 일탈이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의 발명가 정신을 타락시키고 있다.

최근 수년간 초중고교 학생들의 특허 건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허청이 작성한 '최근 9년간 연령별 특허출원 현황'에 따르면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단독특허 출원(실용·디자인·상표 출원 포함) 건수는 2005년 1,909건에서 지난해 4,767건으로 2.5배 가량 늘었다. 전체 신규 특허 출원자 가운데 19세 이하의 비율도 2005년 1.7%에서 지난해 3.4%로 갑절이나 높아졌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정부는 과학교육과 발명을 장려하는 적극적인 뒷받침에 힘입은 것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그동안 특허청은 발명장려정책을 통해 일선학교의 발명반 운영을 지원하고 전국 단위로 초중고교생을 위한 발명교육센터 196곳을 운영해왔다. 여기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특허청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적극 나서면서 해마다 개최하는 청소년 대상 발명대회도 제법 많아졌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지원에 교육현장의 협력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해지면서 초중고교 학생들의 발명 붐이 제대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일부 학부모들의 부적절한 행태가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늘어난 '학생발명가'들 사이에 특목고와 대학 입시 등을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부모나 고용된 전문가가 초중고교생을 대신해 특허를 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혹 때문이다. 특허청 관계자조차 "(대리특허와 관련된) 투서성 민원이 있다"며 관련 의혹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대리특허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틈타 부모들이 떳떳한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자식을 위한다는 핑계로 대리특허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다. 대리특허는 심각한 도덕적 타락일 뿐 아니라 일종의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비록 일부 학부모에 국한된 일이지만 뒤틀린 교육열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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