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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특파원칼럼/8월 12일] 클린턴 부부의 북핵 해법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선택한 북한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했고 미국 전직 대통령을 불렀으니 내부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집안 단속은 없을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방북 보고를 받은 제임스 존슨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김정일이 북한을 확실히 통제하고 있고 이성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견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클린턴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호감을 갖는 미국의 지도층 인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고 2000년에는 미국 현직으로서는 최고위급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보내 클린턴 방북 타진 등 관계정상화의 물꼬를 트려고 했다. 그 해 말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높았으나 중동평화회담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임기 만료에 쫓겨 무산된 바 있다. 전직 대통령의 방북을 두고 미국 보수 논객들은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비판하지만 그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메시지가 있었냐 여부도 논란이기는 하나 이는 무의미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의도를 알면서도 클린턴의 방북을 승인했다는 것 자체가 오바마의 메시지나 다름없다. 좀더 확대 해석한다면 미국이 그동안 말로만 했던 ‘북미 관계 정상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여기자 석방을 이끌어낸 것 외의 성과도 있다. 북한이 대립 구도의 북미 관계에 대해 개선 의지를 지녔음을 확인한 점은 귀중한 성과다. 미국은 8년간 대통령을 지내며 대북 정책에 정통한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탐색한 김정일의 의중 등을 분석할 기회를 가졌다. 북한의 체면을 살려준 미국은 북한의 다음 행동을 주시할 것이다. 클린턴 방북 이후의 과제는 이제 그의 아내인 클린턴 국무장관의 몫이다. 대북정책이 채 마련되기도 전에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해 클린턴 장관이 호감을 가질 턱이 없다. 그녀는 최근 북한을 ‘철부지’로 비난했다가 ‘횡설수설하는 여자’라는 인신공격을 받기도 했다. 유난히 자의식이 강하고 남편의 후광을 싫어했던 클린턴 장관이 남편의 9년만의 지각 방북을 계기로 그가 못다 이룬 북핵 문제를 해결할 주역이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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