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알고보면 곳곳에 함정'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기초자산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풋주식워런트증권(ELW)이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대박의 꿈’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종목 중 상당수가 거래량이 매우 적은 상태로 유동성이 부족해 시장에서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LW는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종목의 경우 유동성공급자(LP)에 제한이 생기고 기초자산 가치 변화에 따른 가격 변화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한순간에 원금을 날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ELW 중 26개가 상승률 300%를 넘으며 하락장에서 큰 수익을 거뒀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70포인트 넘게 빠졌던 지난 8일의 경우 맥쿼리8145코스피200풋이 무려 1만4,775% 상승하며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고 삼성8020코스피200풋, 시티8013코스피200풋도 하루 만에 각각 1,300%, 1,100% 급등했다. 그러나 큰 폭으로 오른 ELW 종목 중 상당수는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해 시장참여자들이 가격을 왜곡ㆍ조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대부분 오는 14일이 만기일로 거래를 10일까지밖에 할 수 없어 자칫 권리 행사 불가능으로 투자액 전부를 날릴 수도 있다. 실제로 맥쿼리8145코스피200풋의 경우 지난 5월9일 이후 두 달간 거래가 전혀 없던 종목인데다 행사가격이 180으로 9일 현재 194.61인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만에 20% 가까이 하락해야 하는 ‘불가능’에 도전, 성공을 거둬야 한다. 개별 종목의 경우 이 같은 왜곡 현상이 더욱 심하다. 최근 1개월 중 상승률이 가장 큰 대우8262SK풋의 경우 6월27일 단 하루 만에 2,600%가 상승했는데 당시 거래량은 10주에 불과했다. 이후 현재까지의 거래량 역시 다 합쳐도 400주가 채 안 된다. 그렇다고 거래량이 풍부하다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8일 632만여주 거래에 상승률이 1,100%였던 시티8013코스피200풋은 다음날인 9일 장중 한때 하락률이 91.67%에 달해 하루 만에 1,000% 가까운 가격 등락률을 보였다. 성수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 유동성도 부족하고 잔존 만기가 짧은데도 단기 급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대부분 몇 분 정도 아주 짧은 시간의 가격 변동에서 수익을 꾀하는 ‘스캘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윤혜경 한국투자증권 DS부 팀장은 “가격 움직임폭이 큰 상품들은 대부분 잔존 만기가 짧고 레버리지가 큰 상품이라 단순히 상승폭만 보고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만기일을 앞두고 지수 급락이 지속되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종종 발행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