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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와타나베 부인發 엔 캐리 청산 막자" 換시장 구두 개입도

■ 엔화 강세…15조엔 유동성 공급<br>엔화 가치 급등세 주춤속 고베 대지진 때와 달리<br>재정적자 등 경제 더 악화… "엔화 장기적 약세" 전망도


일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 공급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 급등세가 주춤하고 있다.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달러ㆍ엔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로 일본 정부가 이틀간 8조원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경기회복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가 엔화 가치의 단기적인 강세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약세 기조를 나타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금융시장에 대해 이날 오전에 5조엔, 오후에 3조엔 규모의 긴급자금을 추가로 공급했다. 전일 7조엔에 이어 이번 8조엔을 더할 경우 이틀 동안 15조엔의 자금이 시장에 공급된 것이다. 일본은행의 시중에 대한 자금공급은 그리스발 남유럽의 재정위기로 일본과 미국의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5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15조엔은 자금공급 규모는 과거 최대 규모다. 달러ㆍ엔 환율 급락에 따라 일본 정부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80엔 아래로 떨어질 경우 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도 이날 "엔화 수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달러ㆍ엔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80.62엔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은행의 자금공급 소식과 재무성의 환시장 개입 시사발언이 전해지면서 오후 들어 다시 올라 오후3시 현재 82.17엔까지 회복됐다. 보통 자연재해 등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국가 통화는 수요 감소에 따라 약세를 보이나 일본 엔화는 지진 발생 후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해외 순투자국에서 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특히 일본 캐리트레이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와타나베 부인(일본 주부)들이 고수익을 좇아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했다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하거나 일본의 재앙이 발생하면 투자금을 회수,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화가치가 올라간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이용해 해외자산 투자에 나섰던 일본인들이 엔화를 본국으로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엔화 가치가 일시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위해 해외자산을 매각하면서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도 엔화의 강세에 기름을 부은 듯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유동성이 본국으로 환류하면서 엔화 강세를 부르는 셈이다. 이와 함께 대재앙에서 탈피하기 위해 정부의 유동성을 공급,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외환전문가들이 이번에도 엔화의 강세를 예상하는 것은 과거 1995년 1월 고베(神戶) 대지진 때의 경험 때문이다. 엔화 가치는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크게 올랐다. 고베 대지진으로 일본은 1조4,000억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재건 산업에 대한 기대로 달러ㆍ엔 환율은 석달 동안 약 20%나 급락(엔강세)했다.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발생 직후 5,000억엔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을 부양했다. 하지만 1995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하루 만에 분위기가 변했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자금시장 경색을 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일본 경제에 대한 충격이 예상 외로 크고 경기회복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후 잠시 해외 엔 캐리 청산과 경제 재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일본 경제가 앓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대지진에 따른 경제 충격과 함께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국가 부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이미 국민총생산(GDP)의 두 배 수준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보다 더 심각하다. 사이먼 데릭 뉴욕멜런은행 애널리스트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일본 정부가 채권추가 발행에 나서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릴 우려가 있으며 이것이 엔화 강세가 저지되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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