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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공기관이란 족쇄

"업무는 늘었는데 인력은 없고 정말 일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그는 "중소기업전용시장(코넥스)이 지난 1일 이미 문을 열었고 증권범죄를 엄단하겠다는 정부 의지에 따라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긴 한숨만 내쉬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묶여 인원 충원은 물론 조직 개편까지도 기획재정부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기재부 논의→안건 상정→공공기관운영위원회 승인' 등의 과정이 매년 7월부터 10월까지 정해진 기한 내에만 진행돼 필요에 따라 제때 인원을 새로 뽑거나 조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 의지로 코넥스시장이 문을 열었고 증권범죄 근절 등 시장감시 기능도 한층 강화해야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지시자(정부)가 정해놓은 틀(공공기관)에 막혀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코넥스시장이 개설돼 21개사가 거래되고 있으나 한국거래소 관련 부서는 신시장운영과 상장공시팀 단 두 개뿐이다. 부서 신설이 불가능한 까닭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식으로 두 개 태스크포스(TF)를 임시 운영 중이다.



시장감시본부의 경우에도 감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보강과 부서 신설 등이 절실하나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해 내부에 임시조직인 사건분석ㆍ신속처리 등 2개 TF를 두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등에서도 전문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한국거래소 내 시장감시 인력 파견을 잇따라 요청하고 있으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시장이 개설된 지 5거래일이 지났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코넥스시장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시장감시 강화도 마찬가지. 정부가 "증권범죄를 엄단하겠다"고 연초부터 강조해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물은 그리 많지 않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코넥스시장과 시장감시 강화의 근간인 한국거래소 인력보강과 조직개편이 해법 가운데 하나는 아닐까. 정부가 원칙을 강조하다 시기를 놓칠 경우 또 한 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출범초기부터 '자본시장 기능 강화'와 '증권범죄 엄단'을 외친 박근혜 정부에 진실로 필요한 것은 규정이나 원칙보다는 '융통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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