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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공론화 속도내라

박근혜 정부가 오는 2015년께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부지 선정에 앞서 일반시민ㆍ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에 첫걸음을 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이 작업을 주도할 공론화위원회의 기본 틀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민간위원들로만 구성될 위원회는 이명박 정부가 새 정부에 구성을 미룬데다 위원 추천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이제라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지난 1986년부터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확보를 추진했지만 장갑ㆍ작업복 등 중ㆍ저준위 폐기물 처분장 부지로 경주를 선정하기까지 19년이 걸렸다. 당초 모든 폐기물을 한 곳에 보관하려다 충남 안면도, 전북 부안 등 후보지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로 좌초되자 2004년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별도로 건설하기로 방침을 바꿔 그나마 성사됐다.

사용후핵연료는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을 내뿜는데다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데 10만년 넘게 걸려 저장시설 부지선정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원전을 짓고도 밀양지역 주민의 반발로 송전탑 건설이 늦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지는 우리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과 달리 확실한 영구처분 기술이 없고 중간저장시설도 2024년쯤 가야 들어선다. 지금은 원전수조에 임시 보관하는데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는 완전 포화상태가 된다. 그때까지 저장공간이 먼저 바닥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지역의 원전수조로 옮기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중간저장시설 부지선정 방법, 유치 지역 지원방안 등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해 내년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한다. 4개 지역 원전부지에 분산하느냐 또는 한 곳에 통합 보관하느냐에 따라 건설에만 6~10년이 걸린다. 2024년까지 완공하기 쉽지 않은 만큼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속도를 내야 하는 정부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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