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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증권시장결산] 선물시장... 규모는 팽창 질은 못따라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은 98년 한해동안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주식시장을 웃돌만큼 크게 늘어났고 현물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커졌다. 신문과 방송에서 현물주식시장 못지않게 비중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 큰 돈을 번 딜러가 화제인물로 떠오르기도 했다. 또한 선물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현물주식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제는 지수선물을 모르고서는 현물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없다는 말이 정석처럼 나돌정도다. 그러나 원채 매매구조가 복잡한데다 복잡한 용어도 많아 완전한 대중화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시장규모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몇몇 외국인과 큰손에 의해 쉽게 가격이 움직이는 취약성도 해결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한해동안 선물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보고 내년도 시장의 방향을 전망해본다. ◇프로그램 매매 성행=원래「프로그램 매매」는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여러종목의 주식을 한꺼번에 사고 파는 것을 의미하지만 어느새 매수·매도차익거래와 혼용돼버렸다. 매수·매도차익거래는 현물 KOSPI200지수와 선물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해서 둘중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파는 현물과 선물의 동시연계 매매기법이다. 투자자로서는 나중에 비싸게 판것을 좀더 싸게 되사고 싸게 산것을 더욱 비싸게 팔아 이중으로 이익을 남기게 된다. 국내 증권사등 기관투자가는 분기별로 선물 만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수천억원규모의 프로그램 주식 매매를 실시했다. 프로그램 주식매도(매도차익거래)가 나올때는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고 프로그램 주식매수가 나오면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가 유명해진 것은 지난 11월초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면서부터였다. 당시 언론은 매수차익거래를 청산하기 위한 프로그램 매도가 예상된다는 식의 비관적인 주가 전망으로 지면을 장식했다. ◇만기일 선물시장 교란=선물거래는 분기마다 만기일이 돌아온다. 이때는 프로그램 매매를 실시한 증권사나 투기적으로 선물포지션을 들고 있는 시장참가자 모두 만기일 현물 KOSPI200지수 종가로 거래를 청산한다. 문제는 불과 수백억원의 주식으로 종가수준을 변경할수 있다는데 있다. 98년 은 이같은 시장교란으로 증권업계 종사자의 직업윤리가 땅에 떨어진 해로 기억될만하다. 지난 9월 선물만기일 삼성증권의 막판 현물주식 대량매도, 11월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프로그램 매수공시 번복 등은 지금도 선물 투자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증권사들이 조그만 이익을 위해 시장교란을 일삼자 급기야는 증권거래소가 만기일 종가 결정시스템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외국인 일방적인 승리=선물과 옵션시장은 한쪽이 승리하면 한쪽이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시장이다. 올한햇동안 외국인들은 현선물시장을 넘나들면서 국내 투자자들을 넉아웃(KO)시켰다. 외국인들이 결정적으로 승기를 잡은 것은 지난 11월중순으로 당시 이들은 무려 2만계약 이상의 선물을 며칠만에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처음에 영문도 모르고 있던 국내 투자자들은 10일도 채지나지 않아 그이유를 깨달을수 있었다. 주가가 무려 100포인트 이상 상승한것. 무디스가 원화표시 국채의 신용등급을 외화표시 채권보다 3단계 높이 평가한 것을 계기로 주가는 외국인이 바라는대로 움직여주었다. 그결과 외국인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0일 선물만기일까지 20일사이에 무려 1,500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국내 투자자들은 물론 그 반대였다. ◇99년 시장 전망=내년도는 선물시장의 거래규모가 더욱 증가해 어느 한 투자자가 시장을 움직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로부터 다양한 매매기법을 습득한 국내 투자자들도 더욱 정교한 투자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H증권은 국내 최초로 전 지점에 체계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 기법을 도입해 선물시장의 위험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계획이다. 거래소도 또한 종가시스템을 개선, 만기일 가격 교란으로부터 시장참여자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선물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은 증권업계 종사자에게 꾸준한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4월 출범 예정인 선물거래소와 증권거래소간의 지수선물 시장 관할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환율, 금리, 상품가격등의 선물을 다룰 부산 선물거래소로서는 지수선물시장마저 도입, 명실상부한 선물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길 원하지만 증권거래소는 입장이 정반대다. 이문제는 금감위와 재경부의 첨예한 대립으로 비화된 상태여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우여곡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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