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30일 박용만(57ㆍ사진) 회장 체제를 출범시키며 형제 간 경영승계의 전통을 지켰다.
두산은 박용현 전임 회장보다 열두살이나 젊은 박용만 회장을 그룹의 수장으로 맞으면서 '젊은 두산'으로 빠르게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세 경영체제로 본격적으로 전환하는 시기도 바짝 다가왔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신임 의장에 박용만 ㈜두산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두산 대표이사로 그룹의 실무를 이끌어온 박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하게 돼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총괄 및 대표를 맡는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3월부터 ㈜두산 이사회 의장을 맡아 두산그룹을 이끌어온 박용현 회장은 경영일선에 한발 물러나게 됐다.
이날 ㈜두산 이사회의 결정은 박용현 회장의 용퇴 결심에 따른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박용현 회장은 "2009년 취임 이후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 다음 물러나 사회공헌 활동에 좀 더 시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체제가 안정된 만큼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 성장시킬 최적임자가 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 용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박용만 회장은 그룹 초대 회장인 고 박두병 회장의 5남으로 1982년 두산건설에 입사해 두산음료, 동양맥주, ㈜두산 전략기획본부,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거쳐 30년 만에 그룹 회장에 오르게 됐다.
박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강력한 구조조정과 공격적 인수합병(M&A) 전략을 앞세워 두산을 국내 소비재 기업에서 글로벌 인프라 지원사업(ISB)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2001년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과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이어 2007년 밥캣 인수작업까지 직접 진두 지휘하며 오늘날 두산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박용현 회장은 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과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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