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슬라는 올해 1∙4분기 순익 1,100만달러(120억원),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83% 오른 5억6,200만달러(6,300억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테슬라의 흑자전환은 전기차 업체 역사상 가장 깜작 놀랄 만한 실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 받던 전기차주의 몰락이 이번 테슬라의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100% 넘게 급등했다. 연간 22만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무려 13조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전기차 관련 업체의 재평가가 이뤄질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던 2011년에는 이차전지 업체인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등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도 녹색성장을 외치며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해 20조원의 시장을 만들겠고 밝히며 전기차 업체의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정부 의도와 달리 이내 전기차를 둘러싼 거품이 꺼졌다. AD모터스ㆍCT&Tㆍ지앤디윈텍 등 중소 규모의 전기차 생산업체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잇따라 증시에서 퇴출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테슬라의 실적 발표로 일각에서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말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깜짝 실적 발표는 자동차 부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엔화 부채에 대한 평가이익이 반영된 것"이라며 "엔저 현상에 따라 자연스럽게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이지 전기차 사업부분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년 안에 전기차나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나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적어도 2018년은 돼야 관련 인프라 구성과 저변 확대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현재 테슬라를 통해 전기차 업체가 재조명을 받을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졌다"며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2차전지 업체보다는 완성차 업체 쪽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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