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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허드슨 강을 따라 북쪽으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오시닝라는 작은 타운이 나온다. 뉴욕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전세계 기업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연수원인 크로톤빌 연수원이 둥지를 틀고 있고 있다. 전 회장의 이름 따 '잭 웰치 리더십센터'로 잘 알려진 이 연수원의 정식 명칭은 'GE 글로벌 러닝 크로톤빌(GE Global Learning Crotonville)'. GE가 선발한 핵심 인재들이 글로벌 리더십과 혁신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인재 양성의 요람이자 GE의 혁신 엔진이기도 하다. 6시그마와 워크아웃을 비롯한 혁신 경영 기법도 이곳에서 태동했다. GE는 3일(현지시간) 뉴욕특파원들을 비롯한 전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연수원 공개 행사를 가졌다. 연수원 측은 "개별 언론사들이 취재를 한적은 있었으나 회사차원에서 미디어 데이(언론 공개 행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하고 임원리더십 양성과정인 BMC(Business Management Course) 참관도 허용했다. 지난 1956년 세계 최초의 사내대학으로 설립된 크로톤빌 연수원은 1982년 잭 웰치 회장이 관료주의에 물던 공룡 GE에 혁신을 불어넣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세계적 인재사관학교로 발돋움했다. 단순한 직무 교육에서 벗어나 차대세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고 혁신을 전파하는 진원지로 탈바꿈한 것. 연수는 철저한 토론식으로 진행되며 GE의 독특한 직원평가시스템인 '세션C'를 거쳐 상위 20%만 선발되기 때문에 참여 직원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전세계 30만 명에 이르는 직원 가운데 연간 연수 대상은 9,000명 정도. 숙박시설은 188명 수용규모에 그친다. 그러나 GE는 최고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연수비용으로 연간 10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 크로톤빌 연수원에서는 직급별로 5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중 임원급과 최고경영자급을 대상으로 하는 BMC와 EDC(Executive Development Course)는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현실적 과제를 주제로 채택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실전 형 연수과정이다. 3주 과정인 이 프로그램은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마지막 발표 일에 직접 참관하며 채택된 과제는 전사적으로 적용된다. 플로리다에서 온 BMC 연수생 미키 코박스 상무는 "3주차에 이멜트회장을 만나는 것이 가장 기대된다"며 "성과가 높은 직원에 교육기회를 더 주는 것이 다른 회사와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연수 일정은 상당히 빡빡하다. 교육은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7시에 끝나지만, 연수생이라고 해서 업무에서 손을 뗄 수는 없다. 워싱턴 DC 소재 리서치 센터에서 온 테라사 피터슨 상무는 "내일 교육 준비와 업무처리를 하다 보면 새벽 1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기 일쑤"라며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십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GE 연수원은 세계적 벤치마킹 대상이지만 고민이 없지는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그것이다. GE는 1896년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된 이래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혁신으로 끝임 없이 변신하면서 도약했으나 GE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켜가질 못했다. 수전 피터스 인력개발 담당 최고책임자(CLO)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금융 위기 이후 새로운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학계와 언론계, 역사학자, 미래학자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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