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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칸-꼬리칸 탑승자 사투… 계급사회의 현실 드러냈죠

내달 1일 개봉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br>빙하기에 살아남은 인간의 모습…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 통해 조명<br>총 제작비 450억 들여 만든 대작<br>167개국 선판매… 투자비 절반 회수

봉준호

"잠시도 가속도를 잃지 않는 매혹적인 탑승." 세계적인 권위의 영화전문지'스크린데일리'가 영화'설국열차'(8월 1일 개봉)에 대해 한 평이다. 2006년'괴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43·사진) 감독이'마더'(2009) 이후 4년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22일 시사회로 영화가 처음으로 베일을 벗은 다음 날인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봉 감독을 마주했다.

"구체적인 한국의 상황, 한국의 시대라는 명확한 좌표가 있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는 가난한 자와 가진 자,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라는 인류 보편적인 얘기를 다뤘습니다.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몰려있는) 꼬리 칸에서 앞 칸으로 치고 내달리는 과포화 상태의 뜨거운 에너지를 녹여 힘이 들끓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빙하기가 찾아오고, 살아남은 모든 인류가 설국열차에 탑승하면서 시작한다. 열차 칸은 철저하게 계급별로 나뉘어 있다. 이야기는 꼬리 칸에 살던 가장 낮은 계급의 젊은 지도자(크리스 에반스)가 반란을 일으키며 무르익어 간다. 기차를 통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한 봉 감독은 영화를 통해 계급사회·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은유를 뚜렷이 드러냈다.

"상업·예술로 나눠 의도적으로 경계선을 의식하고 줄을 타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열차에 탄 이들은 극한 상황, 독특한 상황에 놓인 인간들이지만 결국 우리네 사는 모습, 우리의 이야기죠. 때때로 섬뜩 해 질 수도 있지만, 한 사회의 축소판 격인 기차를 보며 우리 모습도 되돌아보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인물들이 열차 앞쪽으로 계속해서 질주하면서 죽여야 살 수 있는 처참한 비극적 현실을 드려낸다."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흥분"에서 영화를 시작했다는 봉 감독은 엄청난 액션의 볼거리보다"배우들의 얼굴이 보여주는 스펙터클, 동적인 부분을 군데군데 배치해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단조로움을 피했다"고 했다.

'설국열차'는 제작비 약 45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한국의 영화 제작 규모와 견준다면 적지 않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중·소규모 예산이다. 봉 감독은 불과 석 달도 안 걸려 체코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마쳤다. 장면 전체를 덜어낸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꼼꼼히 촬영해 영화에 모두 활용했을 정도란다.



영화는 현재 북미지역 배급권을 미국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확보한 것을 비롯, 1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만으로 이미 167개국에 선 판매됐다. 개봉 전에 제작비의 약 절반을 회수한 셈이다. 내달 1일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9월 초에는 프랑스에서 프로모션(홍보)를 진행한다. 겨울 미국 개봉을 시작으로 나머지 시장 문도 두드릴 예정이다.

봉 감독은 '설국열차'의 체코 촬영 당시 한 차례 큰 내적 갈등을 경험했다고 했다.

"영화 감독 말고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난 바보가 아닌가 괜히 억울한 생각이 불현듯 들었죠. 영화 감독을 그만두면 뭐 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감독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제겐 상당한 충격이었죠."

하지만 봉 감독의 마지막 말을 들으니 그의 영화적 열정이 여전히 뜨겁다는 게 다시금 느껴졌다.

"처음'설국 영화'를 집어 들었을 때부터'이건 대작이야'라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어느 영화 시장이 거대 하니 그 곳에서 한 편 찍자 해서 만들어 지는 게 영화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스토리와 사건이 나를 끌어 들어야 진짜 영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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