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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속앓이'

美국적선수 26경기서 1승뿐<br>스타 부재에 스폰서 외면까지<br>한국, 선수 활약·투어후원등 '구세주' 역할 톡톡<br>'줄어든 곳간' 탓 국내선 美진출 자제 분위기도

'26전 1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근 26개 대회에서 미국 국적의 선수가 거둔 성적이다. 자국의 투어라 부르기가 무안할 정도다. 그렇지 않아도 스타 부재와 경기침체에 따른 스폰서들의 외면으로 흥행 부진에 허덕이는 LPGA투어의 말 못할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 양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벙커'에 빠진 미국 여자골프=지난 23일(한국시간) 유선영(24)이 LPGA투어 사이베이스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AP통신은 유선영의 우승 사실을 전하면서 미국 선수들의 '우승 가뭄'을 더 강조했다. 미국 선수는 올 시즌 열린 8개 대회에서 단 1개의 우승컵도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한 재미교포 미셸 위(21ㆍ위성미)가 마지막 미국 국적 우승자였다. 그 전 우승 기록은 지난해 5월 초 미켈롭울트라오픈(크리스티 커)까지 26개 대회나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최고의 투어 무대를 보유한 미국이지만 정작 '슈퍼스타'가 없다. 베테랑 줄리 잉스터(50) 등은 노쇠했고 크리스티 커 등 중견들은 부진하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녀 미국인에게 친근했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은퇴하면서 흥행카드도 사라졌다. 최근 2년간 경제불황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후원마저 줄었다. LPGA투어 대회는 지난 2008년 34개에서 2009년 28개, 올해 26개로 줄었다. 그나마 미셸 위와 폴라 크리머 같은 '영건'들이 흥행카드로 손꼽힐 정도다. ◇한국선수들은 눈칫밥(?)=지난해 12승을 포함해 통산 91승을 거둔 한국(계) 선수들의 활약이 LPGA투어의 흥행을 떨어뜨린다는 질시도 있었다. 2008년 LPGA투어가 추진하다 무산된 '투어 내 영어 전용' 정책도 한국 선수 견제와 무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이 위기를 맞은 LPGA투어의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투어의 전반적인 기량 향상을 이끌고 기아자동차와 하나은행이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LPGA투어 대회를 열고 있으며 전문 채널 J골프가 올해부터 5년간 방송중계권 계약을 맺어 한숨 돌리게 했다는 평가다. 비(非)미국 선수들의 강세 속에 고민은 크지만 글로벌 투어를 지향하는 LPGA는 눈치를 줄 수도 없다. ◇'아메리칸 드림' 변화 조짐=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일단 가고 보자는 식의 진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진출로 희소성이 줄어든데다 '곳간' 사정이 예전만 같지 않은 영향도 크다. 여자골프의 인기가 높아진 일본 진출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지애식' 해외 진출의 효율성이 큰 자극제가 됐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출 때까지 국내 무대에서 완벽하게 준비하면서 틈틈이 메이저대회 등의 경험을 쌓는 방법이다. '국내 1인자가 세계 1인자'라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서희경과 유소연 등 현재 국내 강자들도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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