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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재계 인사 키워드는 RISE] Shift(변화)

'3세 경영' 보좌인물 전진 배치… 포스코 내년 3월 물갈이 불가피<br>현대차 승계 아직은 먼 일<br>효성은 검찰 수사에 불투명



이번 연말연시 인사에서는 각 기업의 변화(shift)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준양 회장이 물러나기로 한 포스코는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기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예정이다. 정 회장이 내년 3월1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맞춰 후임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요청해 그때까지는 지금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올 3월 소폭의 인사만 단행해 내년에는 CEO 교체와 함께 큰 폭의 인사가 유력시된다. 회장 교체와 함께 사장단 및 주요 임원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소 회복되기는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이동 폭도 관심사다.

삼성그룹의 정기인사에서는 오너 3세들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삼성의 잇단 사업 재편이 3세 후계구도 안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던 만큼 이번 인사의 결과가 3세들의 역할분담 및 위상 변화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 지배구조와 사업 재편의 정점에 있는데다 오너 3세들이 모두 지분을 보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오너 3세는 물론 3세 후계구도를 뒷받침할 주요 인물들을 전진배치해 3세들의 영향력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이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승진 여부다. 2010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서현 부사장은 승진 후 3년이 지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서현 부사장의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전격적으로 부회장에 올랐으며 언니인 이부진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사장은 2010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서현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의 직급과 승진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에서 이서현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서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할 경우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구도가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후계구도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이번 정기인사 때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의 축이 3세 경영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넘어가는 일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 부회장이 신임하는 인물들이 대거 약진하는 인사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되던 권문식 전 현대ㆍ기아차 R&D담당 사장을 최근 전격 경질한 것으로 미뤄볼 때 '파워 시프트(권력이동)'는 먼 일이고 당분간 '앙시앵레짐(구체제)'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해외출장 일정 등을 보면 젊은 임원보다 더 정력적"이라면서 "정 회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회사에 출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강한 몸으로 명예회장이 될 일은 없으리라는 게 현대차그룹을 잘 아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효성은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연말연초 정기인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효성은 실제 검찰 수사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 수립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사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의 경우 2012년 1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조현준 사장은 2007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승진연한이 한참 지났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조 회장의 건강상태와 그룹 사업 방향에 따라 조현상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올 초 이뤄진 정기인사에서 3세 경영인인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상무가 승진한 만큼 다가올 인사에 이들의 승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항공 업계 공급과잉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올 한 해 실적도 승진잔치를 벌이기에는 초라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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