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42%(1,000원) 내린 23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거래일째 하락했다. 장중 36억달러 규모의 발전플랜트 공사 수주 소식이 나왔지만 예견된 재료라는 점에서 상승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1.26%(300원) 하락하며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이날 0.30%(100원) 오르면서 10거래일만에 간신히 하락의 늪에서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선주들의 약세가 글로벌 경기둔화로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곧 발표될 3ㆍ4분기 실적도 지난 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주들이 깊은 실적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판단이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9월 말까지 용선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발주를 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2011년부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버팀목을 하던 액화천연가스(LNG)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감소한 23척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3ㆍ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수주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 조선주에 대한 실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조선주들의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유동성 확대와 글로벌 경기회복이라는 전제 외에는 업황 부진을 극복할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며 “2013년에도 선박시황이 회복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이날 조선업종이 2014년에나 돼야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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