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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TV가 두께를 확 줄인 날씬한 자태를 앞세워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삼성SDI는 슬림형 브라운관 제품인 ‘빅슬림’ 누적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고 8일 밝혔다. 빅슬림 브라운관은 기존 브라운관의 두께를 15㎝가량 줄인 제품으로 32인치 제품의 경우 기존 50㎝에서 35㎝로 30% 정도 얇아졌다. 이 제품은 지난 2005년 2월 처음 출시된 후 지난해 2월 10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6월 200만대, 11월 500만대에 이어 지난달 말 1,002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판매량이 올 1ㆍ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나 급증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73%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곡선을 타고 있다. 회사 측은 빅슬림 브라운관TV 1,000만대를 쌓을 경우 높이가 7,200㎞로 중국의 만리장성(약 5,000㎞)를 훨씬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선진국 시장은 평판TV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흥시장에서는 브라운관TV의 인기가 여전해 판매신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인 중국 CMM과 유럽 GfK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주요 도시에서 판매된 TV 가운데 77%가 브라운관이었으며 동남아에서는 92% 이상, 인도의 경우 98%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동훈 삼성SDI 브라운관 마케팅팀장(상무)은 “‘브라운관은 무겁고 뚱뚱하다’는 기존 인식을 탈피한데다 TV세트업체들과의 공동 마케팅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1,000만대 판매에는 2년5개월이 걸렸지만 2,000만대 돌파는 앞으로 1년 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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