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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7일] 한국의 '터미네이터' 주지사 짝사랑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지난달 15일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 언론은 그의 방한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이번 방한이 관심을 끌었던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ㆍ일본 등 8개국과 미 캘리포니아주의 고속철도 건설사업 수주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의 관심은 그가 우리나라 자체기술로 제작한 'KTX-산천'을 탑승했을 때 가장 많이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슈워제네거 주지사에게 한국 기업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가 과연 우리 기업의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 참여를 도와줄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공화당원인 그는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내년 1월 물러난다. 이베이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멕 휘트먼이 그를 대신해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다. 더구나 슈워제너거 주지사는 임기를 마치면 정계를 은퇴하고 영화계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철도 예찬론자인 그가 미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는 사실상 없는 것이다. 정부의 의도가 혹시 슈워제네거 주지사에 대한 환대로 차기 주지사가 될 수 있는 같은 당의 휘트먼 후보에게 영향을 끼치려는 것이었다면 그건 오산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고속철도가 건설되는 주들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들이 비용문제 등을 들어 이 사업의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휘트먼 후보가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고속철도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슈워제네거 주지사와는 상반되는 입장인 것이다. 정부가 굳이 로비를 하고 싶었다면 고속철도 사업에 반대하지 않는 민주당 주지사 후보를 택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 의하면 제리 브라운 민주당 후보는 휘트먼 후보를 5%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미 중간선거에서 어떤 성향의 인물들이 당선되느냐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율분쟁 등 우리 국익과 직결되는 사안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의 경제외교가 혹 겉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차제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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