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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한국이… 돈은 일본이…"
입력2006-03-27 17:59:46
수정
2006.03.27 17:59:46
■ LG연 '가마우지 경제보고서'<br>한국 주력수출업종 핵심부품은 여전히 日의존<br>작년 대중 무역흑자 230억弗…대일 무역적자는 240억弗
‘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일본이 챙기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대회에서 한국이 6연승의 기염을 토했음에도 단 한번 패배로 일본에 우승을 안겨준 것처럼 경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가마우지 경제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을 지적했다. 반도체ㆍ영상기기ㆍ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업종이 핵심설비ㆍ부품 등의 대다수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이 늘어도 실익이 적고 대일 무역적자만 쌓인다는 설명이다.
‘가마우지 경제’는 지난 80년대 말 일본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가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처음 쓴 말로 취약한 수출구조로 일본에 실익을 빼앗기는 한국을 가마우지 새에 빗댄 표현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낚시꾼들이 가마우지의 목을 끈이나 갈댓잎으로 묶어 고기를 잡게 한 뒤 이를 가로챈 탓에 비롯된 얘기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70~80년대 이후에도 부품소재산업 육성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여전히 일본에 가마우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230억달러에 이르렀지만 대일 무역적자는 240억달러에 달했다. 한마디로 중국에서 번 돈을 고스란히 일본에 바친 셈이다. 이 같은 대일 적자의 무려 66%(161억달러)가 부품ㆍ소재 부문에서 발생했다.
특히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쌓인 대일 무역적자 규모도 1,039억달러에 달했으며 이중 부품ㆍ소재 부문 적자가 76.4%(794억달러)를 차지했다. 게다가 이 같은 현상은 첨단업종일수록 더욱 심각해 2000~2005년 반도체, 평면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및 주변기기 업종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는 각각 78.8%, 67.7%, 66.8%, 50.9%에 달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여도 국내 중소기업의 경기 호전으로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한다며 가마우지형 경제체질을 국정현안인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의 허리인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향상 없이 우리나라 경제의 내실을 기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별다른 대비책 없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가뜩이나 경쟁력 없는 우리 부품소재 산업이 고사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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