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 정상회담] 경협문제 뭘 논의할까

北에 투자 장애요인 제거 설득

법·제도·사회간접자본등 대규모 투자엔 미흡

남북경협도 북핵·북미관계 등과 연계 불가피

일부 시범사업등 제한적 분야만 합의 가능성

[2007 남북 정상회담] 경협문제 뭘 논의할까

北에 투자 장애요인 제거 설득법·제도·사회간접자본등 대규모 투자엔 미흡남북경협도 북핵·북미관계 등과 연계 불가피일부 시범사업등 제한적 분야만 합의 가능성

이학인 기자 [e-mail]

이재철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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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릴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경제협력 문제에 대한 논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서울 출발에 앞서 “무엇보다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남한 측의 지원이 절박한 상황이어서 남북경협은 자연 정상회담의 주요의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방북기간 공식 참관지로 평양의 3대 혁명전시관 내 중공업관과 남포의 서해갑문, 평화자동차 등 경제 관련 현장을 정한 점 등은 경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협 분야에서 합의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정부로서 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고 경협 역시 북핵 문제, 북미관계 등과 연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투자를 받아들이기에는 북한의 법ㆍ제도, 사회간접자본 등이 너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남북 간 인식의 차이 극복” 주목=전문가들은 노 대통령의 출발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협력은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장애가 있다”고 전제하고 “국제적인 요인만이 아니라 남북 간 인식 차이에 기인한 장애도 적지않으며 이 장애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이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언급을 감안할 때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지난 8ㆍ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남북경제 공동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상호 투자적 남북경협 확대를 위해 장애요인 제거를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중장기적 민족경제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도 투자를 확대하겠으니 북한도 법제도의 정비, 열악한 인프라의 개선 등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비해 여전히 남북경협을 민족끼리의 지원 사업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우리 측에 구체적인 사업, 특히 정부로서는 들어주기 어려운 규모가 크고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사업, 대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사업 등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남북한 인식의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는지가 정상회담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개성공단 확대, 경의선 정기운행 합의 가능성=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간에 일부 시범사업 성격의 남북 경협사업들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진행돼온 사업이나 큰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 인프라와 연계가 비교적 덜한 부분 등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규 조성해야 하는 해주공단에 비해 한결 손쉬운 개성공단 확장이나 백두산관광 및 개성관광 재개도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시범 운행을 한 경의선 철도의 정기운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철도의 물류시설 건설, 대우조선의 남포수리조선소 건설 등의 사업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하는 재계 대표들의 행보도 관심이다. 이들은 3일 오전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경제인 간담회를 가지고 남북 경협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 김책공대 전자도서관, 평양인근 문화시설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경제인의 방북이 당장 대북 투자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몇 가지 관심 분야 등에 대한 의견교환 및 원론적 수준의 투자확대 합의 등은 이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입력시간 : 2007/10/02 17:16